목적이 이끄는 교회학교
[ 잘가르치는교회 ]
작성 : 2019년 07월 26일(금) 00:00 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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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중학생이 주일예배에 나오지 않았다. 예배 후 담당 교사가 카톡으로 문자를 보냈다. "00야, 오늘 교회에 안 나왔네? 다음 주에는 꼭 나올 거지?" 그러자 한참 후 답이 왔다. "선생님, 죄송해요. 저 교회 끊었어요!" 실제로 적지 않은 아이들이 학원 가듯 부모에게 떠밀려 교회에 가고 있으니 이런 대답이 나올 만도 하다.

'교회학교'는 과연 학교일까? 학교가 되려면 몇 가지를 갖춰야 한다. 우선 교사(敎師)와 교실(校舍)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교육과정과 교과서가 필요하다. 교육과정(Curriculum, Course of study)이란 교육 내용과 관련하여 교과의 배열과 조직을 체계화한 전체적인 계획이다. 쉽게 말하면, 중학교 3년 동안 수업 시간에 무엇을 공부할 지를 시간대별로 편성해놓은 시간표 같은 것이다. 이 과정을 마쳐야 고등학교로 진급할 수가 있다.

교회학교가 '학교'가 되려면 이 교육과정부터 마련해야 한다. 그러려면 '어떤 인재를 양성할 것인가' 하는 교육목적을 먼저 정립해야 한다. 정리해보면 우선 교육목적을 설정하고, 거기에 맞는 교육과정을 만들고, 그걸 구체적으로 가르치고 배울 교과서를 집필해야 한다. 교실과 교사는 그 다음이다.

한 아이가 유년부에 다녔는데, 교육전도사가 2년 내내 창세기를 가르쳤다. 유년부를 마치고 초등부에 진급했는데, 또 창세기를 가르쳤다. 같은 교회에서 유년부부터 고등부까지 다니면서 이와 같은 교육을 받을 수 있다. 교회학교에 교육목적과 교육과정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교회학교는 지식만 가르치는 학교와 달리 신앙적인 삶도 가르쳐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더 치밀한 교육목표와 교육과정이 필요하다. 어쨌든 학교라면 교사가 바뀌어도 교육목적과 가르치는 내용은 바뀌지 않아야 한다. 목적이 이끄는 교회학교가 돼야 한다.

교회 밖 청소년 전도보다 우선해야 할 것은 교회 안 청소년 교육이다. 소위 '산토끼'보다 '집토끼'가 먼저다. 많은 교회가 신대원생들에게 교회학교 교육을 맡기고 있다. 그런데 이들은 수시로 바뀐다. 교육목사제가 대안인데, 당회장 안 하고 평생 교육목사만 하겠다는 이도 구하기 어렵고, 그를 위임목사처럼 책임질 교회도 찾아보기 어렵다.

속력보다 중요한 것은 방향이다. '열심히'만 강조하지 말고, '우리 교회학교를 마치면 어떤 그리스도인이 될 것인가?'부터 고민해보자. 목회자, 학부모, 교사 다 함께!

이의용 교수/국민대 · 생활커뮤니케이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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