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의 시대, 마블이 세대교체를 다루는 방식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작성 : 2019년 07월 17일(수) 09:57 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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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대가 종언을 고했다. '어벤져스4: 엔드게임'은 2008년 '아이언맨'으로 시작된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마블 영화와 캐릭터들이 공유하는 세계관)의 한 시대를,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과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 등 히어로들의 작별 인사와 함께 종결지었다. 아이언맨이 어벤져스팀을 탄생시키고, 캡틴 아메리카가 대장이었던 만큼 이들이 MCU에서 차지하는 자리는 각별하다. 또한 이들은 냉전과 세계대전이라는 20세기 현실과 맞물려 태어난 캐릭터이기도 하다. 2000년대 들어 영화로 실사화하는 과정에서 아프가니스탄으로 그 배경이 전환되기는 했으나, 아이언맨은 1960년대 초 마블 코믹스에서 절대 악의 상징이던 구소련에 맞서는 인물로 처음 등장했다. 캡틴 아메리카는 2차 세계대전에서 나치에 맞서 미국을 수호하다가 어벤져스팀에 합류한다. 세월이 흘러도 히어로들이 세계평화를 지킨다는 설정은 여전하지만 절대 악의 개념은 점차 모호해졌다. 지구를 침공한 외계인이나 이윤만을 추구하는 기업, 기술을 맹신하는 과학자, 질투에 눈 먼 주변인이 적이 되기도 했지만, 정의를 실현하는 방식의 차이로 내부자인 동료와 갈등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어느덧 2019년 굴곡진 20세기가 필요로 했던 영웅들은 이제 무대 뒤로 사라졌다.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타노스로 인해 사라졌던 절반의 사람들이 돌아오면서 남겨진 사람들과 돌아온 사람들 사이에 5년이라는 시간의 격차가 생겼다. 이를 메우려는 혼란 속에서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은 히어로들, 특히 아이언맨의 부재로 인한 상실감과 그리움으로 시작한다. 사람들은 자신들을 지켜줄 '다음 아이언맨'이 누구인지 궁금하다. 하지만 스파이더맨(톰 홀랜드)은 이 질문 앞에서 도망칠 뿐이다. 아버지처럼 따랐던 아이언맨은 여전히 그립고, 아이언맨이 자신에게 넘겨준 왕관의 무게는 너무 무겁다. 좋아하는 친구에게 사랑고백하며 평범한 십대처럼 일상을 보내고 싶다. 그러나 순진했던 자신의 실수를 수습하고 친구들을 지키면서 어느새 그는 차세대 MCU의 진정한 히어로로 거듭난다.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자신의 존재와 그 역할에 대해 받아들인다. 아직 어리고 부족하다고만 여기던 자신을 온전히 믿어준 아이언맨과 자신이 스스로를 신뢰하고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곁에서 격려하며 함께해준 사람들이 주변에 있었기 때문이다.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은 증강현실과 드론을 활용해 현대적인 화려한 액션, 유럽 곳곳의 고풍스러움으로 눈을 즐겁게 하면서 시종일관 가볍고 경쾌한 분위기 가운데 MCU의 세대교체를 다루고 있다. 다양성과 재미, 자아실현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는 강력한 리더십이 주는 안정감, 조직에 대한 헌신과 충성, 의미를 추구하던 기존의 세대와 다른 접근을 요구한다. MCU는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십대 히어로를 통해 응답한다. 이것은 이전 세대 히어로의 빈자리를 지우는 방식이 아니라 기억하며 계승하는 방식이다. 동시에 자신의 부족함과 지난 과거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극복하면서 스스로를 찾아가는 방식, 거대담론적인 가치와 의미만큼 미시적 행복도 함께 채워지는 방식이다. 여기에 스파이더맨을 향한 아이언맨의 애정과 신뢰, 그리고 아이언맨의 동지였던 닉 퓨리와 해피가 함께 있었다.

혼란과 불확정성의 시대, 교회 안팎의 변화와 논란 속에서 한국교회 역시 세대교체의 시기를 맞고 있다. 한국교회 성장의 주역인 베이비붐 세대 리더십들의 은퇴와 맞물려 다음세대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교회가 다음세대를 세워가는 방식은 어떠한가? 어쩌면 우리는 영화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의 세대교체에서 얻어야 할 교훈이 있을지 모른다.



김지혜 목사/문화선교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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