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는 교회 아닌, 주는 교회가 사랑받는 비결
대전서노회 대성교회
작성 : 2019년 07월 03일(수) 00:00 가+가-
지역의 필요에 부응하고자 애쓰며 주민들을 두 팔 벌려 초청하는 열린 교회가 있다. '세상 속에 교회'를 푯대 삼고 '세상의 소금, 세상의 빛, 착한 행실'을 위해 달리는 대전서노회 대성교회(정영협 목사 시무)는 주민들과 '잘 어울리기' 위해 노력하는 교회다. 아름다운 꽃이 만발한 정원과 분위기 있는 카페가 자리잡은 교회는 작고 아담하다. 교회가 공용주차장 부지에 있어 건평 70%는 주차장으로 지었다.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주차장은 오전 9시 이후 인근 주민들에게 무료로 개방된다.

2017년 완공된 대성교회 하이드림 교육관에는 지역의 도서관이 자리잡고 있다. 지역 초등학교가 당시 도서관을 짓기 원했고, 교회는 기꺼이 교육관 공간 일부를 도서관으로 사용하라며 내어줬다. 교회 교육관이라는 설명이 없다면, 지역 문화센터로 오해할 정도로 교육관 안에는 주민들이 가득하다. 학교의 자모들이 사서를 자처하고 도서관 관리를 도맡고, 주민들은 정기적으로 이곳에 모여 도서관 운영에 대한 회의를 진행한다. 주민들이 원하는 행사를 진행하면 교회가 후원한다. 그러다 보니 교회를 다니지 않는 아이들과 지역 주민들이 교육관을 드나들며 정 목사나 봉사자인 교인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새벽예배를 드리는 공간인 교육관 예배실은 주민들이 여는 음악회, 지역 중창단 연습장소로 사용된다. 신앙이 없는 사람들도 마음 편히 사용할 수 있도록 일부러 작은 십자가도 비치하지 않았다. 정영협 목사는 "지역 주민들과 자연스럽게 교회 공간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교회가 지역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소개했다.

평일에도 교회에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는다. 지역 어르신들은 매주 목요일이면 교회 예배당에 모여 예배를 드리고, 교육관에서 식사를 나누며 친교의 시간을 갖기도 한다. 대성교회 국수봉사팀은 지역 어르신들을 위해 순번을 정해 따뜻한 국수와 먹거리를 준비한다. 지역 엄마들에게 인기가 높은 유아부 예꿈아기학교는 봄과 가을학기로 운영되며 주 1회 열린다. 방과 후 아이들은 학원 대신 교회로 모여 414학습관 '메타인지학습' 방법을 지도 받으며 스스로 사고하는 훈련을 받는다. 메타인지학습에 대해 정영협 목사는 "공부를 잘 하기보다 아이들이 인내심을 갖고 책상에 앉아 있는 습관을 길러주고, 스스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아이들은 학원 대신 교회에 모여 학교에서 그날 공부한 내용을 정리해 기록하고, 어린이 영어 동화책을 암송하거나, 수학, 성경 등 3가지 과목을 중심으로 학습지도를 받는다. 교회는 해피스쿨이라는 장학사업을 통해 지역 초등학교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매년 10명에게 각각 1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하며 아이들을 격려하기도 한다.

다음세대에게 교회는 어떤 곳이어야 할까? 정영협 목사는 아이들이 커갈수록 교회를 떠나는 현상을 안타깝게 여겨 아이들에게 '교회에 대한 추억'을 많이 만들어주자고 결심했다. 하브루타 교육방식을 도입해 교사 6명을 배치하고 매주 토요일 오전 7시 아이들과 성경공부를 하거나, 등산가기, 달걀 나눔 전도하기, 성경공부하기 등 교회에서 의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아이들의 새벽예배 출석률이 높아졌다. 청년들과는 일대일 성경공부를 진행했다. 신앙의 기초를 잘 세워주면 청년들이 세상의 가치관에 휩쓸리지 않고 신앙 안에서 나아가야 할 길과 방향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성교회 청년들은 영성일기를 작성하고, 청년세대 대화방에서 사회 속에서 경험하는 신앙과의 괴리감, 도전 등을 나누며 서로의 신앙을 격려한다.

대성교회는 해외선교에도 열심이다. C국에서 장애인복지관, 양로원 운영, 탈북민 돕기, 고아원 운영 등을 선교사와 함께 꾸준히 진행하다가 최근 C국의 선교사 추방정책으로 인해 더 이상의 활동이 불가능해졌다. 이후 미얀마로 선교지를 옮겨 선교사를 파송하고 고아원, 유치원, 등대학교 등을 운영하고 있다. 등대학교는 학교를 다니지 못하는 가난한 아이들을 위한 학교로 주로 오전 수업으로 진행된다. 목회자 12명으로 구성된 미얀마선교회는 1년에 2차례 현지 목회자들을 위한 교육을 실시하기도 한다. 대성교회는 청년들에게 해외 선교를 장려하며 매년 일회 당 500만원씩 예산을 집행해 청년들이 캄보디아, 인도, 라오스, 몽골에서 비전트립을 다녀오도록 장려한다. 청년들 뿐만 아니라 초등학교 교회학교 아이들도 중국, 태국, 캄보디아 등에서 선교지 체험을 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기관 선교활동으로는 대표적으로 교도소 사역을 진행한다. 대성교회는 대전교도소 2000여 명의 재소자들을 찾아가 예배를 드리고, 여름에는 부흥회나 공감소통세미나를 열어 재소자들의 마음에 복음의 씨앗을 심기도 했다. 특히나 무더운 여름에는 2300여 명의 재소자에게 얼음물을 넣어주며 예수님의 사랑을 전했다. 40여 명으로 구성된 재소자 성가대 팀의 운영을 지원하는 세미나도 진행했다. 대성교회는 성가대 세미나를 통해 성가대 지휘를 맡고 있는 재소자에게 지휘방법 등을 전수하기도 했다.

사회와 함께 어울림을 추구하는 대성교회는 12월에 조금 특별한 행사를 통해 지역과 감동을 나누기도 한다. 교회는 어린이를 포함해 전 교인에게 1만원을 나눠주고 시민들에게 선물을 나누도록 장려한다. 그룹별로 모인 성도들은 시민들에게 어떤 나눔을 할지 아이디어를 내고 자신의 재정을 기꺼이 보태어 나눔을 실천한다. 교인들은 커피포트를 구입해 길에서 만나는 시민들에게 따뜻한 차를 나누거나, 간식거리를 구입해 양로원을 방문하거나, 손난로를 구입해 일용직 노동자들에게 나눠주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나누며 실천했다.

2010년 교회는 늘어난 교인들을 감당할 수 없어 교회분립을 했다. '경영하는 목회자가 아닌 목양하는 목회자'를 지향하는 정 목사의 목회관 때문이었다. 그러나 또 다시 다음세대와 교인들의 수가 늘어나게 되면서 교육관을 짓기에 이르렀다. 교육관을 지으면서 교회는 주일에만 사용되는 건물을 짓고 싶지 않았다. 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교육과 강의가 진행되는 곳, 무료로 개방해 이단이 아니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기획됐다.

1992년 지하에서 교회를 개척한 정영협 목사는 '받는 교회가 아닌, 도와주는 교회'를 만들 것을 목표로 삼고 개척 첫 달부터 선교비를 보냈다. 지역의 필요를 살피다가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이들을 발견하면, 예산 책정이 없어도 기꺼이 도와왔다. 지역의 탈북민이 아파트 보증금이 없다고 하면 교회는 기꺼이 내주었고, 개척교회가 이전비가 없어 힘들어할 때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정영협 목사는 "개척 때부터 결심한 도와주는 교회가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영협 목사는 사회봉사를 하는 것은 교회의 본질이 아니라고 단언했다. "영혼을 구원하기 위해 사회를 섬기는 것이죠. 가장 중요한 것은 구원이기 때문입니다." 정 목사는 "교회가 예수님만 얘기할 때, 예수님만 위하고 나아갈 때 불협화음이 없다"며 한국교회가 예수 그리스도라는 확실한 기준점을 붙잡고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영협 목사 인터뷰-"하나님의 일꾼, '일하는 시간' 철저히 지켜"

정영협 목사.
목회자로서 이런 저런 사역을 감당하다보면 응당 '번 아웃'되는 목회자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정영협 목사에게 어떻게 스트레스를 푸는지 물었다. "전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데요." 정영협 목사의 편안한 인상과 밝은 표정에 걸맞는 색다른 답이었다. 그렇다면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비법은 뭘까?

"교인들을 보면 회사에서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열심히 일합니다. 목회자 또한, 하나님 앞에서 교인들처럼 교회에서 일하는 시간을 철저히 지켜야 하지 않을까요?" 그러나 목회자는 새벽과 저녁시간이 더 바쁜 법. 정영협 목사는 직장생활을 하는 교인들과 같이 목회자도 하나님의 일꾼으로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교회에서 사역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무시간' 외 사역하는 시간은 하나님께 봉사시간으로 생각하고 섬긴다고. "전도하러 다니는 것, 십자가를 바라보는 것 등이 모두 쉼"이라고 말하는 정영협 목사는 쉼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목회자는 주일날 방전돼선 안됩니다." 정 목사는 "목회자는 예배자"라며 "설교는 교인들을 향한 것이 아닌 나 자신이 듣고 실천하는 데 중점을 둔다"고 말했다. 주일날 목회자 자신도 말씀으로 충전받는 예배를 드려야 한다는 것이다. 목회는 '평생 자기 신앙 훈련'임을 아버지 정봉학 목사로부터 배웠다는 정 목사는 한국교회를 향해 "목회자가 조금 더 내려놓고 조금 더 부지런해져야 한다"며 청지기적 목회를 강조했다.

"교인들이 교회를 떠나도 상처받지 마세요." 정 목사는 교인들이 다른 교회로 옮겨가더라도 하나님 안에 있다는 사실에 감사한다며 "교인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목회자인만큼 교인들에게 상처를 주거나 실망감을 안겨줘 교인들이 교회를 아예 떠나게 만드는 목회자는 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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