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적 노동관은 무엇인가?
작성 : 2019년 06월 24일(월) 07:00 가+가-
"무슨 일을 하십니까?" 한국 사람들은 이름과 나이를 파악한 후 자연스럽게 상대에게 하고 있는 일에 대해 묻는다. 그 사람이 하는 일이 곧 그 사람 자신을 의미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누구나 번듯한 직장, 성공한 삶, 출세를 위해 경쟁적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러나 미국의 밀레니얼 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파이어 족'은 좀 다르다.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의 앞글자를 딴 파이어 족이 일을 하는 이유는 '빨리 은퇴하기' 위해서이다. 현재에 누릴 수 있는 취미활동, 여행, 새차 구입, 맛집에서의 외식, 좋은 집 살기 등 을 포기하고 수입의 70%까지 저축하며 30대 후반 늦어도 40대 초반 조기은퇴를 목표로 10억~20억을 모은다. 이들이 극단적으로 절약하는 이유는 경제적 자립을 통해 조기 은퇴 후, 이자나 주식투자 이익금으로 생활하고, 나머지 사는 동안 자신이 정말 하고픈 일(?)을 하며 살기 원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들의 노후 또한 호화로운 삶은 아니며 절약은 생의 끝까지 실천해야 한다.

이들에게 현재는 중요치 않다. 현재가 없는 삶 오로지 미래를 위해 희생하는 젊은이들. 매우 합리적인 것 같아 보이나 또한 매우 삭막해 보인다.

우리나라에도 파이어 족이 존재한다고 한다. 노후 준비가 안된 가운데 은퇴한 부모세대를 본 일부 젊은이들이 자극을 받아 파이어족 운동에 동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사실 자본 축적만을 목표로 하는 노동은 짧을수록 좋긴 하다. 양 옆이나 뒤를 보지 않은 채 오로지 자아실현, 내 성공, 내 목표만을 위해 뛰는 마라톤은 길수록 지루할 것이다.

불안한 경제 상황 속에서 미래를 알 수 없어 혼란스러운 청년세대에게 기독교적인 노동의 가치를 제안하는 한국교회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기성세대가 살아온 시기와는 확연히 다른 시대를 살고 있는 이들의 아픔과 고민, 다양한 질문들에 한국교회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다. 신앙이 없어서가 아니다. 교회가 이들의 현실적인 고민들을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않고 손을 놓고 바라만 보기 때문이다.

"땅은 너로 말미암아 저주를 받고 너는 네 평생에 수고하여야 그 소산을 먹으리라.(창 3:18)" 노동은 창세기가 언급한 것처럼 징벌에 가까워 보인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일과 삶의 균형을 의미하는 '워라벨'의 실현이 가장 안되는 나라 중 하나이다. 2017년 통계를 살펴보면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멕시코에 이어 두번째로 긴 노동시간을 기록해 연간 노동시간 2024시간으로 OECD 평균인 1759시간 보다 265시간이 길어 2위를 차지했다.

"무조건 열심히 일하다 보면 좋은 날이 온다"라는 모토가 현 세대에게 먹힐리 없다. 미래 시대를 위한 바람직한 기독교 노동관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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