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인이란 찬 시선 거두고 형제자매로 봐주세요
대전 세계로교회 교정선교부
작성 : 2019년 06월 25일(화) 18:16 가+가-

국군교도소 제2기 새생명희망학교 수료생과 함께한 장복엽 권사(앞줄 좌측에서 두번째), 김성기 목사(앞줄 우측에서 두번째), 신미자 목사(우측 끝).

다음세대지도자 캠프에 참여한 아이들이 국군교도소에서 수갑이 체워지는 체험을 하고 있다.
"철커덩, 드르륵" 두툼한 철문이 열리고 닫히기를 수 차례 반복해야 닿을 수 있는 곳이 있다. 세상과 철저히 단절된 그곳의 문들이 열릴수록 독특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세계로교회 교정선교부원들은 재소자들을 만난다는 기대감에 이 특유의 강렬한 '교도소 냄새'도 그저 반갑기만 하다.

즐거운 소풍을 가듯 이들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 양손에는 손수 조리한 음식들이 가득 들려 있다. 가장 가고 싶지 않은 곳, 마주치기 불편한 사람들을 굳이 찾아가 만나는 이유를 묻자 교인들은 "교도소가 바로 땅끝이며, 선교의 불모지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교정사역에 헌신하게 된 계기는 담임목사가 소년원에서 만난 한 소년 때문이었다. "너는 꿈이 뭐냐고 물으니, 거침없이 '아버지를 죽이는 것'이라고 답해 깜짝 놀랐습니다." 담임 김성기 목사는 아이의 아버지를 대신해 진심으로 사과했다. "매일 술 먹고 엄마랑 너를 때린 것 미안하다. 화목한 가정 만들어주지 못해 미안하구나…" 만남을 이어가던 어느 날 소년은 김 목사에게 "나중에 커서 목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교정사역의 효과를 체험하며 김 목사는 이 일에 헌신하고자 다짐했다. 이후 뜻을 함께하는 세계로교회 성도들과 교정선교부를 구성했다.

 
김성기 목사와 교정선교부원들은 전국 교도소를 찾아가 상담, 자기변화프로젝트, 부흥회, 말씀나눔, 집중세미나를 가졌다. 월요일은 대전 교도소와 공주교도소, 화요일은 여사집회, 수요일은 제자반, 금요일은 국군교도소…. 오전과 오후로 시간을 쪼개가며 한 명의 재소자라도 더 만났다. "이제 저도 늙었나 봅니다. 3시간 넘게 걸리는 청송교도소에 가는 것이 힘이 달려 갈 수가 없네요." 전국 교도소를 누비던 김 목사와 부원들은 어느새 노년기를 맞았다. 그럼에도 새생명희망학교를 통해 출소 전 재소자들을 돕고, 출소 후에는 사회복귀를 돕기 위해 (사)새희망교화센터를 운영 중이다.
 
그동안의 경험들을 축적해 재소자 교화를 위한 12주 과정의 '하나님의 프로포즈'성경공부도 개발했다. 김성기 목사는 "재소자와 관련해 모든 노하우와 프로그램을 한국교회와 공유하기 원한다"며 한국교회가 재소자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호소했다.
 
재소자의 변화를 위해선 재소자와 가장 가까운 교도관인 교정공무원의 역할도 중요하다. 세계로교회는 교도관을 올바른 신앙 리더로 세우는 일에도 힘쓰며, 매년 전국 교정 공무원 영성세미나, 교정공무원 초청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김 목사는 "교도관은 갇힌 자들에게 파송된 선교사"라며 "그리스도인의 심장을 갖고 사람을 변화시키는 일을 하는 교도관들에게 소명의식을 깨워줄 때 교도소의 주인은 하나님이 되실 것"이라고 말했다.
 
교도소 사역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다음세대가 범죄의 유혹에 빠지지 않고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키우는 것의 중요성도 절감했다. 그래서 매년 여름이면 다음세대를 위한 지도자 비전캠프를 진행한다. 캠프에 참여한 아이들은 국군교도소를 방문해 일일 교도관 체험, 재소자 체험, 수용자 음식 체험, 독방 체험, 수갑과 포승줄 체험, 교도소장 특강, 범죄와 형벌 강의 등을 통해 죄를 지은 후 감당하게 될 대가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게 된다. 또한 인문학강의를 통해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에 대해 이해하고 준법정신을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된다.
 
세계로교회는 지난 30여 년간 교정선교에 헌신한 공로로 총회장상을 받기도 했다. 김성기 목사는 "이제껏 상을 주겠다고 하면 한사코 고사해 왔는데, 오랜 시간 교정선교에 헌신해온 교인들을 조금이나마 격려하고 위로하고자 상을 받게 됐다"며 어렵고 힘든 길을 함께 걸어온 교인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했다.
 
사실 교정교화를 통해 교도소 안에서 신앙을 갖게 된 재소자라고 해도 세상에 나오면 다시 죄의 본성이 올라오기도 한다. 무엇보다 이들을 죄의 길로 돌아서게 만드는 것은 사회의 차가운 시선이다. 교정선교를 담당하는 신미자 목사는 "재소자들이 교화프로그램을 통해 신앙을 갖게 되고, 출소해서 교회를 찾아오기도 한다"며 "그러나 세상 밖으로 나온 재소자들이 마음을 잡지 못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새 마음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었지만, 사회의 차가운 시선과 고용 거절에 좌절해 다시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죄의 유혹에 흔들리게 된다고. 신 목사는 "진정한 교정교화는 세상 사람들이 함께 참여해야 가능하다"며 "차가운 눈초리 대신 크리스찬들이 먼저 우리의 형제, 자매로 바라봐 줄 것"을 당부했다.
 
교도소 안에서 진행되는 새생명희망학교 현장수업이 끝나갈 때 즈음 부원들은 재소자들에게 "무엇이 가장 먹고 싶냐?"고 묻는다. 교정선교부 부장인 장복엽 권사는 "가장 많이 듣는 답변은 고로케"라며 "다시 만날 날을 고대하며 최선을 다해 음식을 준비한다"고 말했다. 이어 "말씀으로 이들의 영적 갈급함을 채우고, 정성이 가득 담긴 음식을 통해 육적인 결핍을 채워주면 마음문이 열려 변화의 가능성도 커진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장 권사는 "이들이 죄를 짓기까지는 기성세대가 이들을 잘 이끌어주지 못하고, 잘못된 가치관으로 안 좋은 영향을 준 결과"라며 "죄인이 나오게 된 여건과 책임은 우리에게도 있다"고 말했다.
 
"교도소에 들어가기 두렵지 않습니까? 흉악범이 어떻게 변합니까"라는 사람들의 질문에 세계로교회 교정선교부원들은 "한국의 미래는 교도소에 있다" "범법자도 말씀으로 사도바울처럼 변할 수 있다"고 자신있게 답한다.
 
김성기 목사는 교도소야 말로 변화가 가장 빠른 선교의 황금어장임을 강조했다. 김 목사는 "교정교화는 좋은 시설과 다양한 프로그램만 제공해주면 죄를 짓지 않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며, 인성 교정교화를 넘어 복음과 성령의 능력만이 참된 변화의 길로 이끌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에게는 두 가지 꿈이 있다. 은퇴 전 교정제도를 법제화하는 것이고, 은퇴 후 출소자 100여 명을 집중 교화시켜 재범률을 줄이는 출소자를 위한 종합지원센터를 건립해 섬기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김 목사는 한국교회의 미래를 담당하는 신학생들에 당부의 말을 남겼다. "넓은 문, 화려한 길이 아닌 좁은 문, 낮은 자들과 함께하는 교도소 사역에 많이 지원해달라"는 것. 세계로교회 교정선교부원들은 오늘도 소위 '밑 빠진 독'이라고 불리는 교정선교에 매진하며 재소자들에게 사랑을 퍼 주고, 베풀며 한 영혼의 진정한 변화와 구원을 소망한다.
이경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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