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 배운 유튜브, 선교적 책임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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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 2019년 06월 19일(수) 15:34 가+가-
# 활자세대에서 영상세대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기로 했다. 가장 먼저 무엇을 해야 할까? 나는 도서관으로 향했다. '모르는 분야에 대해 배우려면 관련된 책을 찾아본다'가 1순위였기 때문이다.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유튜브 검색창에 '유튜버 되는 법'만 입력했으면 간단히 해결 될 문제였다. 요즘 세대는 유튜브 검색부터 한다던데, 어느새 나는 옛날 사람이 되었나보다. 아무튼 나는 글로 유튜브를 배웠다. 당시에는 유튜브에 관한 책이 많지 않아서 그마저도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채널을 개설하는 방법부터 썸네일이나 채널아트에 대한 것까지 전부 책에서 배웠다. 다행히 영상 편집은 책으로 해결 되지 않아 인터넷 검색을 했다. 하지만 이것도 유튜브가 아닌 초록창 검색으로 출발했을 만큼 나는 활자 세대로 기울어진 사람이었다. 내가 유튜버가 되는 과정은 활자 세대에서 영상 세대로의 길고 복잡한 길을 단숨에 넘어가야 하는 일이어서 그야말로 좌충우돌의 연속이었다.

그런데 글로 배운 유튜브가 어느 정도 익숙해졌을 즈음에 더 이상 채널을 운영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혼자가 아니라서 가능했던 '소셜처치라이프' 채널이 기약 없이 중단된 것이다. '이대로 유튜브를 그만두어야 하나.' 유튜브라는 플랫폼에 대해 몰랐을 때에는 내가 유튜버가 되는 상상을 해 본적도 없었지만, 유튜브가 가진 영향력을 알게 된 이상 유튜버가 되지 않는 것이 직무유기처럼 여겨졌다.

2010년 제3차 로잔대회에서 이루어진 케이프타운 서약에서도 "일반적인 정보 미디어와 예능 미디어 분야에서 진정성 있고 신뢰할 만한 기독교적 역할 모델들과 커뮤니케이터들을 발굴하고, 그리스도를 위해 영향력을 미치는 가치 있는 수단으로서 권장한다"고 했다. 선교적 본질을 지닌 교회는 새로운 시대의 선교를 준비하고 실행해야 할 책임을 가진다. 새로운 선교적 상황에 직면한 교회는 창조적인 선교적 통찰을 통해 선교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방식을 제시해야 하는데 유튜브의 활용이 좋은 대안이다. 유튜버가 된다는 것은 새로운 시대와 세대를 위한 기독교적 응답과 실제적 행동인 것이다.

# 촬영과 삭제의 반복 속에서

결국 개인 유튜브 채널을 만들기로 했다. 혼자서 해낼 자신은 없었지만, 유튜브에 대한 사명을 떨쳐 낼 수 없었기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책상 위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첫 번째 촬영을 했다. '표정이 왜 저렇지, 목소리도 이상하고, 저런 말은 왜 했을까' 생각만큼 촬영이 잘 되지않았다. '이런 걸 누가 보겠어, 아무도 안 볼거야' 오른쪽 마우스를 클릭하고 바로 삭제! 그 뒤로도 여러 번의 촬영을 했지만, 채널에 업로드하기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이렇게 동영상 촬영과 삭제를 반복하고 있을 때 EYN(Ecumenical Youth Network)에 참여했다. 다양한 통로로 에큐메니칼 사역에 동참하는 교회여성들이 교회에 대한 사랑과 고민으로 모인 자리였다. 열 명 남짓의 여성들이 각자의 삶과 사역을 나누는 시간에 나는 덜컥 유튜브 얘기를 꺼내고 말았다. "저는 유튜브 크리에이터에 도전하려고 합니다." 목사인 내가 유튜브를 하겠다는 것이 정말 뜬금없는 말이었겠지만 모든 분들이 내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었다. 사실 그 자리에서 처음 얼굴을 마주한 분들이 대부분이라서 긴장하기도 했었는데 에큐메니칼과 여성이라는 공통분모에 의지하여 말할 수 있었던 거 같다. 그리고 덕분에 개인 유튜브 채널인 '전목사TV'를 시작하게 되었다. 함께하는 여성들의 격려 덕분에 동영상 삭제가 아니라 업로드를 클릭할 수 있었다. 그날의 지지와 응원으로 용기를 내어 선교적 책임을 감당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딛게 된 것이다.

전수희 목사 / 은현교회 교육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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