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째 북한 사랑을 이어온 광주벧엘교회
전남노회 광주벧엘교회가 지키는 '북한 사랑의 달, 6월'
작성 : 2019년 06월 20일(목) 10:00 가+가-

광주벧엘교회에서 합창 중인 포도원교회 탈북민 성도들.

북방 비전트립, 압록강 유람선에서 본 북한의 모습.
【광주=최샘찬 기자】 "우리의 소원은 통일~" 새터민 성도들이 찬양을 시작하며 적막한 분위기를 깼다. 남한의 성도들도 통일의 소망에 하나둘씩 목소리를 보탰다. 몇몇은 눈시울이 붉어졌다. 분단된 두 국가의 성도들이 하나의 십자가 아래 한마음으로 "주 영광 위하여 통일, 통일을 이루자"고 한 목소리를 냈다.

기자는 지난 9일 북한 사랑의 달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전남노회 광주벧엘교회(리종빈 목사 시무)를 찾았다. 광주벧엘교회는 2006년부터 6월을 '북한 사랑의 달'로 지정해 한 달 동안 평화 통일을 위해 기도하고 헌금하며 관련 행사들을 진행해왔다. 기자가 방문한 날 광주벧엘교회는 탈북민 공동체인 포도원교회(임은혜 강도사 시무)와 함께 오후 예배를 드렸다.

광주벧엘교회는 북한 사랑의 달에 북방 비전트립을 간다. 광주벧엘교회는 탈북민 공동체인 포도원교회와 한반도사랑교회를 매월 후원하는데, 이들을 초청해 함께 북녘 땅을 보러가기도 한다. 포도원교회와 함께 드린 예배에서 임은혜 강도사는 "통일전망대 탐방을 위해 기도하고 있었는데 광주벧엘교회가 기회를 주셔서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며, "교인들이 자신의 형제 자매 부모가 있는, 가고 싶지만 갈 수 없는 고향 땅을 망원경으로 바라보며 울기도 하고 안타까워했는데, 이 모습을 보며 마음이 아프면서도 감사했다"고 말했다.

올해도 광주벧엘교회 성도들은 지난 2~7일 하얼빈부터 중국 국경을 따라 북한 현지를 둘러보고 왔다. 국내선교위원장 조규태 장로는 "북한 땅과 강변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모습을 직접 보고 심정적으로 강렬하게 느끼며 통일을 향한 마음을 품었다"며, "이러한 마음이 신앙으로 굳어질 때 그들을 그리스도 안에 한 가족으로서 사랑으로 맞이할 수 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북한 사랑의 달 동안 광주벧엘교회는 여러 행사를 진행한다. 교인들이 북한과 통일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 수 있도록 세미나를 진행하며,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관련 영화를 상영하기도 한다. 또 북한 주민의 삶을 조금이라도 체험해보자는 뜻에서 강냉이죽 등 북한 음식으로 식사를 한다. 이번 6월도 그렇게 진행됐다. 5월 26일 '북한 사랑의 달' 선포 이후 지난 2일 정진호 박사(한동대·전 평양과기대 부총장)를 초청해 예배를 드렸다.

기자가 교회를 방문한 날은 전교인이 북한 음식 체험으로 평양 국수를 먹었다.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던 평소와 달리 전교인이 유료로 식사하고 수익금 전액을 북한 선교에 보탰다. 광주벧엘교회 지하 식당으로 가는 길에는 남북한 관련 포스터, 통일을 향해 나아가는 진행 과정들이 복도에 길게 늘어져 있다. 교인들은 식사 순서를 기다리면서 자연스레 포스터와 사진들을 지켜봤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트럼프 대통령 등의 브로마이드는 교인들의 포토존이 됐다. 이곳만 방문해도 남북 북미 정상회담의 진행 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그동안 북한에서 모집한 물품이나 사진들을 전시해왔는데 올해는 분단으로부터 역사적 현장의 순간을 담기 위해 마련됐다.

평양 국수를 먹고 나온 권사에게 오늘 식사에 대해 묻자 준비라도 한듯 열정적으로 답했다. "원래 식사가 무료인데 오늘은 돈을 내고 먹었어요. 나 혼자 하는 건 의미가 없으니까 현금이 없는 지체들에게 돈도 빌려줬어요. 북한에 드리는 것, 배고프고 힘들어하는 사람을 돕기 위해 드리는 것은 하나님께 드리는 것과 마찬가지에요. 북한과 가까워져 얼른 통일이 이뤄지면 좋겠어요. 모두가 손을 잡고 기도하며 하나님의 뜻이 이뤄지는 날이 오길 기대합니다."

광주벧엘교회는 대북 사역을 지속적으로 이루기 위해 국내선교위원회(위원장:조규태) 산하 북한선교부(부장:이종호) 통일복음부(부장:김명희)를 조직해 활동하고 있다. 북한의 빵 공장 건립, 밤나무 식재, 선교사 지원을 하고 있으며, 대북 관련 사역 단체들을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 특히 북한중보기도팀 80여명이 10여개 팀으로 나뉘어 매주 기도회를 진행하고 있다.

광주벧엘교회 사역들을 취재하면서 통일을 향한 이들의 진정성이 느껴지는 순간이 있었다. "남북관계가 호전되는 것을 보고 올해 북방비전트립은 개성으로 갈 계획을 했었다"는 국내선교위원장의 조규태 장로의 말, 유치부가 작은 종이 저금통에 모아온 동전들, 그리고 '통일은 언제 이루어 질까요?' 라는 게시판에 '10년 내'에 가득 붙은 스티커들이다. 광주벧엘교회 교인들은 가까운 시일 내에 통일이 올 거라 믿고 기도하고 있었다.

이외에도 광주벧엘교회는 성탄헌금을 매해 사회적 약자를 돕기 위해 쓰고 있다. 최근엔 대구서문시장 화재, 제주도 난민을 지원하는 데 전달했다. 지역사회의 다문화 가정을 위한 사역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세월호 사건과 관련해 전체 교역자 20여 명이 편목항에 가서 위로 예배, 미수습자 가족을 교회로 초청해 함께 예배를 드리고, 미수습자 이름을 1년 이상 주보에 게재해 꾸준한 관심을 보였다.

리종빈 목사는 "정치적 이슈를 배제하고 현재 사회 구성원들이 숨을 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교회의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건강한 교회, 하나님의 공의와 정의 사랑과 나눔을 시대의 사회적 고민으로 해석하는 교회가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 리종빈 목사 인터뷰

"공생애 마지막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해 우신 예수님이 오늘날 한반도를 보시면 가슴을 치고 대성통곡하실지도 모릅니다. '오늘 네가 평화를 알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눈이 가려져 있구나'라고 탄식하신 말씀이 여전히 우리에게도 하신 말씀 같습니다."

광주벧엘교회 리종빈 목사는 통일을 위해 그동안 우리가 배워온 이념과 진영의 정치 논리가 아니라 예수님이 삶으로 보여주신 진정한 평화를 따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 목사는 당시 예루살렘에서 "사두개인은 로마의 힘이 지속돼야 한다며 힘에 의한 평화를, 바리새인들은 율법을 철저히 지킴으로써, 열심당원들은 무력으로 민족해방을 이뤄내야 평화가 올 거라고 나름대로 평화를 이해했지만 예수님이 보여주신 평화와 거리가 멀었다"고 말했다.

"남녀 빈부 민족 인족 종교 등 모든 갈등과 불화의 뿌리가 되는 죄의 문제를 해결할 때 진정한 평화가 온다는 것이 예수님의 가르침이었다"고 말한 그는 "세상적 방식의 평화가 아니라 에수님이 가르치신 하나님 나라의 평화를 알아야 한다. 예수님은 더 많은 힘을 비축하지 않으시고 '자신을 허무셔서'하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 땅의 교회들이 북한에 대해 심판의 자리에 있는 것은 위험하다. 내가, 우리가, 교회가 허물어지지 않고서는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를 기대할 수 없다"며, "우리 안에 예수님이 살아계시다면 평화는 반드시 우리가 실천하고 살아가야 할 일이다. 하나님의 평화가 한반도 위에 임하길 소망한다"고 전했다.


최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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