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시대의 배은망덕
[ 주간논단 ]
작성 : 2019년 06월 12일(수) 10:00 가+가-
지난 4월 3일부터 5세대 이동통신(5G) 상용화 시대로 들어섰다. IT관련 산업에 관심이나 지식은 물론 교육 받은 적도 없이 5G 속에 들어왔으니 체감이 늦은 것은 당연하다.

5G는 5세대(Generation)를 뜻하는 용어이다. 1G가 초창기 음성통화만 주고받을 수 있는 단순 휴대폰 세대라면 2G는 거기에 문자 메시지를 송수신할 수 있는 기능이 더해졌고 3G는 2세대에다 동영상 기능이 추가되었으며 4G는 음성 문자 영상 데이터를 3세대보다 10배 빠르게 전송이 가능한 이동통신기술(LTE:long-term evolution)세대이다. 5세대 통신은 마치 1차선 도로에서 10차선 고속도로로 확장되어 주행하듯 사진전송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데이터를 10배 이상 빠른 속도로 송수신이 가능한 기술수준이다. 사물인터넷, 인공지능이 가능하게 하여 기존의 스마트폰 중심 통신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어떤 이는 알듯 모를 듯한 복잡한 통신세대의 빠른 흐름에 적응하지 못하여 전화와 문자송수신만 가능한 단순 휴대폰으로 만족하거나 알뜰폰을 찾기도 한다. 통신사업자는 이들을 위한 별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2G 가입자에게 보조금을 주고라도 금년 말까지 서비스를 종료하겠다는 회사도 있다.

신앙의 단계를 정보통신분야의 변화와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신앙에는 표준 단계도 선순환도 정해진 속도도 없으며 중요한 것도 아니다. 단계 자체도 의미가 없으며 직분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도 아니다. 오직 성령의 부르심에 대한 자신의 응답과 선택에 따라 즉시 결정된다. 그러나 시대는 변하는데 자신은 과거의 미련을 버리지 못하거나 무능력하게 지나는 것은 아닌지 셀프점검이 필요하기는 한 것 같다.

신앙의 1단계라면 모르는 것뿐인 시절이다. 모든 것을 당연히 여기고 도움을 받고 보호만 받는 시기이다. 자신을 위하여 많은 사람이 등 뒤에서 헌신하고 있음을 이해하지 못한다. 지도자가 되어도 나의 나 된 것은 나 때문인 줄 안다. 엉거주춤 일어나 첫 걸음을 뗄 때 손뼉을 치면서 기뻐하던 부모님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 2단계는 줄곧 보호만 받다가 힘든 일을 만나면 해결에 앞서 불평이 먼저 들어간 단계이다. 잘되는 사람을 축복하지 못하고 갈등에 빠진다. 부모와 사회를 원망하고 교회의 모든 제도가 불만스러운 단계이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3단계는 받은 은혜를 생각할수록 감사하고 이해하는 단계이다. 이만큼 사는 것은 부모님 덕분이며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이며 범사에 고마움을 느끼는 단계이다. 나 자신만이라도 모범적이며 바른 신앙 갖기를 원하며 그렇게 살려고 노력한다. 4단계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은혜를 갚으려고 하는 단계이다. 받은 은혜를 무엇으로 어떻게 갚을까 도움을 받은 이에게 신앙의 의리를 지키며 사는 단계이다. 5단계는 자신만의 신앙차원에서 사람을 키우고 계승하기 위하여 교육하고 훈련하고 제도를 만들고 확대하는 세대이다. 타인과 공동체의 유익을 위하여 헌신하는 신앙이다. 어느 형편에 있든지 누구에게나 고마운 사람이 있다. 보은은 못해도 배은망덕 하지는 않는다.

배은망덕(背恩忘德)은 입은 은혜를 잊고 도리어 배반한다는 뜻인데 다른 고사성어와 달리 출처를 찾을 수 없는 '배은망덕한' 말이다. 배은망덕한 사람은 자신이 그런 사람인줄 알 리가 없다. 아득한 옛날 행여 체할까 음식을 씹어 자식의 입에 넣어 주신 어머니의 사랑을 잊은 지 오래다. 좋은 환경 속에서 예배 드리지만 건축하기 위하여 드렸던 선배들의 기도와 흘렸던 눈물 땀 잊지 말자. 태어났으면 행복하게 살다가 죽기를 원하지만 그렇게 살지 않았던 선배신앙인들을 잊지말자. 인격적으로 주님을 영접했을 때와 세례를 받았을 때 또는 임직식에서 가졌던 다짐을 잊지 말자. 동성애 문제를 비롯한 신앙의 본질적 문제를 함께 대응해야 할 것이며 교회와 사회에 대한 공적인 책임을 다해야 한다. 호국보훈의 달이 아니더라도 민족의 제단에 뿌려진 순국선열의 거룩한 희생을 잊어서는 안된다. 배은망덕을 당하고도 마치 털 깎는 자 앞에 잠잠한 양같이 그 입을 열지 않으셨던 주님처럼 묵묵히 그 길을 가는 사람들이 돌아볼수록 많이 있다. 그래서 실낱같은 희망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다.



차주욱 장로 / 부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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