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자를 변화시킬 사랑을 가지고 있는가
[ 기자수첩 ]
작성 : 2019년 06월 03일(월) 10:42 가+가-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지난 1일 서울광장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됐다. 올해 20회를 맞은 축제는 전야제를 비롯해, 퍼레이드, 강연, 영화제, 부스운영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최근 한 여론조사기관의 발표에서도 알 수 있듯 퀴어축제에 대한 전반적인 시선이 곱지는 않다. 그러나 대부분의 언론이 축제와 맞불집회를 연이어 보도하다 보니 오히려 대결구도가 부각되는 경우가 많다. 보는 사람에 따라 신세대와 기성세대, 비기독교인과 기독교인, 진보와 보수 간의 갈등으로 받아들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번 퀴어축제엔 교회를 자극하는 요소들이 여럿 있었다. 광화문에서 종각역을 돌아 서울광장으로 이어진 퍼레이드에선 총 11대의 차량 중 2대에 각각 '예수'와 '크리스마스'라는 콘셉트를 적용했다. 예수님의 시선이 소외된 존재들을 향했으며, 크리스마스 역시 퀴어축제와 어울리는 날이라는 논리다.

소수임을 자칭해 온 무리가 어느덧 다수를 자극하는 형국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교회가 강한 다수의 자세로 그들을 대해선 안 된다는 점이다. 총회는 동성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도, 동성애자는 '혐오와 배척이 아닌 사랑과 변화의 대상'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성소수자들의 모임이 표면으로 부각된 과정을 보면 국내외 모두 법적 보호 강화, 종교적 입장을 감안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 상업성에 따른 권장의 영향이 컸다.

해외의 경우 국가가 동성애자의 결혼이나 입양을 허용하고, 동성애에 대한 정치인 옹호가 더 이상 표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연예인이 동성애자임을 밝히는 것이 부끄럽지 않고, 심지어 큰 인기를 누리기도 한다. 합법적인 동성애 부부가 늘면서 관련 산업이 발달하고, 더 많은 수익 창출을 위해 도시 전체가 '게이 프렌들리'를 선포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런 일 중 상당수가 소위 선진국, 기독교 국가들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취재 중 만난 해외 선교사들은 "강대국의 정책은 주변국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며, "한국교회도 국가와 신앙인들이 올바른 윤리와 신앙적 가르침이 아닌 사회적 분위를 쫓아가지 않도록 대안을 모색애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제 세계교회 내에서 한국교회의 위상이 상당히 높은 만큼 다른 교회들이 모델로 삼을 만한 성소수자 정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국내에서도 성소수자들의 권익은 놀랍게 신장됐다. 그들은 경찰 추산 1만 5000명이 참가한 대규모 행사를 서울광장에서 치러냈다. 이들은 더 이상 약자가 아닐 수도 있다. 이미 동성애 문제로 많은 갈등을 겪은 해외 사역자들은 "과연 한국교회가 이들을 변화시킬 만큼 강한 사랑을 갖고 있는가"를 거듭 물었다.


차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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