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처럼 그리운 사람들을 생각하며
[ 목양칼럼 ]
작성 : 2019년 06월 07일(금) 09:27 가+가-
울산에는 도심의 대공원과 산책로를 이용해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필자도 산에서 일주일에 서너 번은 산책 겸 운동을 하는데 계절의 시간이 바뀔 때마다 산과 나무의 모습이 많이 다르다.

봄이 되면 나무에 싹이 나고 꽃들이 피게 되는데 꽃이 피는 것도 시간이 전부 다르다. 겨울이 지나면 제일 먼저 진달래가 피어나고 진달래가 질 무렵에 산수유가 피고 그 다음에 벚꽃이 피어난다. 벚꽃이 지기 시작하면 새싹들이 올라오고 나무가 푸르게 되면 아카시아 꽃들이 피기 시작한다.

꽃들이 피고 지는 것을 보면서 필자의 인생 모습도 돌아보게 된다. 내게도 꽃과 같은 사랑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떠나갔는가? 가정에서도 교회에서도 주변에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이 떠나갔다.

산책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에 꽃들이 피고 또 며칠 있으면 그 꽃이 지는 것을 본다. 김소월 시인의 진달래꽃에 나오는 시구가 아니어도 우리의 삶에 꽃과 같은 사랑했던 사람들이 많이 떠나갔다. 꽃처럼 향기나는 보고픈 사람들이 많이 떠나갔다. 내 가슴 속에는 그대로 있지만 지금도 보고 싶은 사람들이다. 어느 시인의 한탄이 아니어도 세월은 참 유수같이 흘러간다.

현대인은 매일 매일의 삶을 전쟁터같이 살아간다. 교인들만 전쟁터에서 사는 것이 아니라 목회자도 전쟁터에서 살아간다. 이런 세상에서 호흡하고 살고 있기에 열심히 목회하다 보면 그렇게 시간은 속절없이 지나가는 것 같다.

세월이 흐르고 꽃들이 떨어지는 것을 보면 오늘 하루가 정말 소중하게 느껴진다. 정말 보고픈 꽃과 같은 교인들이 많이 떠나갔다. 그렇기에 이 소중한 시간을 보내면서 후회하지 않으려면 내 속에 있는 과거의 응어리들을 정리해야 한다. 과거에 잘 살지 못한 삶의 응어리들, 과거의 죄와 상처를 이제는 정리해야 한다.

과거야 어찌됐던 간에 현재에도 계속 원망과 저주를 품고 살면 현재 내게 주시는 하나님의 복 마저도 잃게 된다. 그렇기에 용서해야 한다. 내게 상처 준 사람을 용서해야 내가 자유할 수 있다. 이제는 용서하며 살자. 시간이 별로 없다.

과거는 흘러갔다. 흘러간 강물처럼 돌이킬 수 없다. 인생이 아무리 잘났다고 해도 그것이 얼마 못가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런데 왜 그렇게 다투며 분노하며 용서하지 못하며 살아갈까?

봄날에 꽃들이 피고 떨어지는 꽃잎을 보면서 지금 내게 주어진 시간에 대해서 오늘도 감사하며 살아가자. 오늘도 감사하며 목회하자. 오늘도 사랑하며 용서하며 후회가 없도록 살자.

올 해도 봄날은 가지만 하나님의 은혜는 계속된다.

정병원 목사/강남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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