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다운 삶
[ 논설위원칼럼 ]
작성 : 2019년 05월 08일(수) 00:00 가+가-
지난 3월 우리 학교에서는 감격스러운 예배를 드렸다. 1958년 11월 28일 호남신학원(호남신학대학교 전신) 학생들이 금식미를 모아 세운 신창교회(나정대 목사 시무)와 함께 한 예배였다. 어려웠던 시절, 한 끼 식사하기 힘들었던 시절, 학생들이 금식미를 모아 교회를 세웠고, 그 교회가 60여 년이 지난 후 그 사랑의 빚을 갚기 위해 학교를 찾아 온 것이다. 신창교회는 학교에 발전기금을 전달했고, 학생들에게 식사를 정성으로 대접하였다. 학생들과 교인들 모두에게 깊은 감동을 주는 시간이었다. 이 지역에 복음을 전했던 초기 선교사들의 신앙과 정신, 그리고 삶을 본 받아 한 끼의 식사보다 전도하고 교회를 세우는 일을 우선으로 삼았던 선배들이 뿌린 복음의 씨를 후배들이 사랑의 열매로 누리게 된 것이다.

호남신학대학교 교정의 언덕에는 100여 년전 미국 남장로교에서 선교사로 파송 받아 사랑과 희생과 헌신으로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다 주님의 품에 안긴 선교사들과 그분들의 부인, 자녀, 또한 친척 등 23분의 묘가 있다. 1895년 미국 남장로교의 파송 선교사인 유진벨 목사는 1898년 1월 자신의 아버지에게 보낸 편지에서 밝힌 바대로 '이 백성에게는 복음 이외에 결코 다른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여 열심을 다해 복음을 전했다. 그는 한국에 선교하는 동안 아내를 두 번이나 잃었으며 1912년 안식년을 맞아 귀국하자마자 아들이 죽는 슬픔을 겪으면서도 이 백성들에게 복음의 희망을 전하기 위해 나주, 목포, 광주에 선교부를 설립하고 활동하였다. 선교사로 부름을 받은 자로서 이 나라와 백성에게는 오직 복음만이 살길이라 여겨 자신의 삶에 닥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 백성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했다.

1912년부터 1934년까지 한국에서 사역을 하다 죽음을 맞이한 서서평 선교사의 장례식에서 발표한 죽음을 애도하는 글에는 그가 그리스도인으로서, 선교사로서의 삶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그녀는 그리스도로 인하여 한국에서 그리고 한국인들에게 그녀가 가진 모든 것을 시간, 힘, 에너지, 마음, 헌신, 그리고 소유를 다 주었다. 한국인들은 쉐핑이 자신들에게 속한다고 느꼈으며, 장례식의 책임을 졌으며, 모든 경비를 담당하였다. 수백의 사람들이, 은행가로부터 거지에 이르기까지 장례식에 참석하였다. 그녀의 일은 살아 있다. 그녀는 영원토록 증식되는 일을 시작하였을 뿐이다. 그녀는 영원에 이르는 많은 삶을 시작하였다. 이제 남은 우리들은 그녀의 손에서 떨어진 횃불을 받아서 아직도 어둠에 있는 자들에게 빛의 길을 밝혀 주리라." 또한 한국 남장로교 선교회도 1935년 선교사 연례대회에서 서서평 선교사를 추모하는 조사를 발표했는데, 그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쉐핑 양의 불굴의 정신은 그녀의 고난 받은 육체로부터 나왔으나 그녀의 일은 그녀가 높고 넓은 확고한 기반 위에서 진행되었으며 그녀는 자신의 길을 따르려는 사람들을 훈련하고 또한 다시 오실 때까지 결코 쉬지 않으시는 주님의 영적인 에너지로 각성시켰다."(호남신학대학교, 45주년 사료 편찬 위원회). 그는 오직 한 길만을 바라보고 나아가는 열정과 개척자의 정신으로 이 백성에게 복음의 참 모습을 접하게 하며, 삶의 새 힘을 불어 넣어 주었던 것이다. 이와 같이 초기 선교사들은 삶으로 그리스도를 증거하였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을 바라보고 그 분을 따라가는 복음의 참 모습이 많은 사람을 감동시키고, 그리스도인으로 변화되게 하였으며, 우리 민족에게 희망을 주었고, 지금 우리는 그 열매를 얻고 그 결실의 기쁨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초기 선교사들의 그리스도인다운 삶의 모습, 믿음의 선배들의 희생과 헌신은 오늘 우리에게 참으로 귀한 교훈을 주고 있다.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만연된 우리 사회에 참된 복음이 무엇인지, 용서와 사랑을 외치나 분열과 갈등, 반목이 가득한 우리에게 그리스도의 교훈이 무엇이며, 이 사회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어디에 있는지, 우리가 무엇을 바라고 살아가야 하는지를 가르쳐 주고 있다.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이다.

최흥진 총장/호남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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