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공동체 안의 갈등 극복하기
갈등에 휩쓸릴 때
작성 : 2019년 05월 10일(금) 00:00 가+가-
목사와 장로 사이에 갈등이 생기면 온 교회가 그 갈등에 휘말리게 되어 모두가 힘들게 될 수 있다. 권사와 안수집사, 심지어 구역장과 구역원 사이에도 갈등이 생길 수 있고, 이런 갈등으로 인해 많은 성도들이 긴장하고 불안하게 된다. 갈등을 잘못 다루면 교회가 깨지는 불행을 초래할 수도 있다. 갈등이 있는 교회는 건강하지 못한 교회인가?

6월이 되면 부활절과 같은 교회의 큰 절기가 지나가고, 7,8월의 여름행사를 앞두고 목회적으로 조금은 여유로움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이럴 때 그동안 표출되지 못하고 잠재되어 있던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와 사람들을 당황하게 한다. 목회자는 이런 갈등을 만났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갈등은 친밀감으로 나아가기 위한 터널과 같다. 모든 관계는 크게, 또는 작게 갈등을 겪을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사람은 각기 서로 다르기 때문에 함께 한다는 것 자체가 갈등의 요소가 된다. 갈등을 부정적으로만 보아서는 안된다. 갈등을 잘못 다루면 큰 상처를 남기고 나쁜 결과를 초래하게 되지만, 잘만 다루면 서로를 깊이 이해하고 친밀감을 얻고 조화로운 공동체가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목회에 있어서 갈등은 두가지가 있다. 목회자 자신이 다른 사람과 겪는 갈등과, 다른 사람들 사이에 겪는 갈등에 끼이는 경우다. 먼저 목회자가 다른 사람의 갈등에 끼이는 경우를 삼각관계(Triangle)라고 한다. 예를 들어, 찬양대와 주방팀이 연습시간과 봉사시간이 겹쳐서 서로가 양보하라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이 때 목사는 이 둘 사이에 벌어지는 갈등과 다툼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뛰어들기가 쉽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할수록 일은 더 꼬이고 복잡해져서 큰 일이 된다. 왜일까? 목사가 화해 조정 능력이 없어서 일까? 아니다. 아무리 능력 있는 목사라 해도 이 일을 자기 일로 생각하면 삼각관계에 빠진다. 찬양대와 주방팀이 자신들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려고 하기보다, 이 문제는 목사님 때문이라고 생각하게 되고, 모든 문제의 해결을 목사에게 의존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목사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중요한 것은 본인들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야 한다. 갈등은 그들 사이에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제3자가 끼어 들어서는 더욱 복잡하게 얽힐 뿐이다. 서로를 사랑하거나 이해하거나 창조적 대안을 생각해 내기가 힘들어진다. 그러므로 목사가 삼각관계에 빠져 들어서는 안된다. 목사는 그들의 문제를 해결해주려 하기 보다는, 그들 스스로 해결의 길을 모색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물론 그것이 훨씬 힘들고 시간도 많이 든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본인들 스스로가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뿐만 아니라, 더욱 든든한 교회 공동체로 세워지게 된다.

다음으로, 목회자 자신이 갈등의 당사자가 되는 경우다. 이 때, 목회자는 매우 심각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 왜냐하면 목회자에 대한 성도들의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목회자는 사랑이 많고 용서를 잘하며, 갈등 해결에도 탁월한 자질과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기가 쉽다. 그래서 목회자가 겪는 어려움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문제 해결을 목회자에게만 의존한다. 하지만 사실 목회자도 인격적으로 완전하지 못하며, 쉽게 상처를 받는다. 그런데 목회자 자신이 이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면 혼자서 해결하려 하기만 할 뿐, 도움 받으려 하지 않는다. 사람들도 목회자를 도와줄 생각을 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목회자 스스로가 솔직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목사가 애를 써서 고안한 새로운 프로그램을 시작하려 하는데, 장로는 염려가 되어 그 일을 돕지 않고 오히려 반대한다고 한다면, 목사와 장로 사이에 갈등이 생기고, 양쪽 모두 마음이 힘들게 된다. 물론 목사가 넓은 마음으로 받아주고 기도로써 기다리며 풀어나가면 안될 일이 없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그렇게 말처럼 쉽지 않다. 어떻게 해야 할까? 이 때 당사자들이 가장 쉽게 범하는 실수가 위에서 말한 삼각관계를 만드는 것이다. 목사가 권사들에게 장로를 비난하는 말을 한다든지, 장로가 안수집사를 끌어들여 대신 목사에게 말하게 하는 것 등이다. 이렇게 되면 대체로 서로의 본 뜻이 왜곡되어 더 심한 오해가 생길 수 있다. 관건은 함께 마주 앉아서 솔직한 대화를 하는 것이다. 장로는 자신이 세상에서 사용한 성공적인 방법을 교회에 접목시켜 보려고 하며, 목사는 이것이 성경적이지 않고 목회 철학에 맞지 않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이 둘의 간격이 너무 커서 좀처럼 좁혀지지 못하고 골은 깊어간다. 심하면 둘 사이의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 솔직한 대화가 절실히 필요하다.

목사가 갈등의 당사자가 되었을 때는 자기개별화(Self-Differentiation)가 좋은 해법이 될 수 있다. 심리학자 Bowen에 의하면 사람들 사이에 감정의 뒤섞임(Fusion)이 심하면 불안이 증가하게 되어 갈등과 단절이 일어난다고 한다. 여기서 뒤섞임이란 서로를 과도하게 책임지려 하거나 콘트롤 하려 함으로써, 상대의 감정과 내 감정이 뒤섞여 구분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위의 예에서처럼, 목사는 장로의 신앙을 과도하게 책임지려 하거나 콘트롤 하려 할 때, 그리고 장로는 목사의 목회 또는 그의 평판을 과도하게 책임지려 하거나 콘트롤 하려 할 때 감정의 뒤섞임이 일어난다. 그래서 자신들이 책임지고 있는 일이 성공하지 못하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과 불안 때문에, 하다하다 못해 결국 갈등과 관계단절이 일어난다. 그러므로 서로는 더 나은 관계를 위해서 자기개별화를 해야 한다. 자기 개별화란, 자기 자신을 상대에게서 분리시켜 자신이 누구인지 정의(Self-Definition)를 내리는 것이다. 나는 누구이며, 어디서 왔으며,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그리고 무엇을 하려 했으며, 어떤 일이 일어 났는지 등 자신에 대해 생각하고 자신의 자신 됨과 역할을 정의할 때, 뒤섞임에서 벗어나서 개별화를 이루게 된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갈등에서 벗어나고 참 사랑과 이해로 나아갈 수 있게 된다.

공동체는 갈등과 함께 성장한다. 갈등을 두려워하지 말고 정면으로 진실하게 대면하자. 갈등을 통해 목회자는 자신이 누구인지를 깨닫게 되고 성숙하게 된다. 또한 목회자의 내면적 성장을 본 성도들은, 자신들도 그렇게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용기를 얻는다.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요 13:35)

황영태 목사/안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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