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헌장의 평등 자유 평화, 교회 실현했는가?"
삼일운동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년 제주 컨퍼런스
작성 : 2019년 04월 15일(월) 10:39 가+가-
100년전 대한민국 임시헌장의 '평등 자유 평화'의 가치를 한국교회가 실현하기 위해 얼마나 애쓰고 수고했는지 자문해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강의 기적'을 이룬 한국사회가 '헬조선'이라 불리고 비정규직과 갑질 문제 등으로 앞서 언급한 가치들이 훼손되는 데 한국교회도 책임이 있다는 시각에서다.

삼일운동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년 제주 컨퍼런스가 지난 11~13일 제주 샬롬호텔에서 열렸다. 크리스챤아카데미 농촌과목회 평화와통일을위한연대 부흥한국 개척자들 제주사랑선교회 등이 공동 주최한 세미나에서 구미정 교수(숭실대)는 '삼일운동 이후 100년의 사회변동과 한국교회' 제하의 주제강연에서 위와 같이 주장했다.

구 교수는 임시헌장의 가치를 소개하며 질문을 제기했다. 그는 "임시헌장이 주권재민을 천명하면서 인민이 지향해야 할 핵심가치로 평등과 자유와 평화를 내세운 데는 예언자적 의미가 담겨 있다"며, "인민은 그저 '잘 먹고 잘 사는' 문제에 함몰돼 이웃이 당하는 차별과 부자유와 폭력에 눈을 감는 무관심한 사람이 아니라 평등하고 자유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 수고하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독립운동가들은 이 땅에 새로 건설될 나라의 주인이 그런 '아름다운' 사람이기를 꿈꿨으나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으로 시선을 옮길 때 금방 실망감으로 덧칠해진다"며, "3·1 운동 백 돌을 기리면서 차분히 되짚어야 하는 물음은 바로 그것일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한국교회가 3·1운동에 크게 이바지했다고 해서 기쁨에 취해 있을 수만은 없다"고 말한 구 교수는 3·1운동 이후 한국교회의 변화 과정을 되짚었다. 그는 "한국교회가 급속히 사회정치 문제를 외면한 채 '비정치화' 되어갔다"며, "세상 질서에 맞서 변혁을 도모하는 '별난 예수쟁이'들은 온데간데 없고 기독교인들이 보통사람보다 못한 사람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한국교회는 일제 '황국신민화' 정책 당시'친일정치'를 수행하고, 4·19 혁명을 무력으로 진압하는 군부정권이 들어선 상황에도 즉각 환영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며, "한국교회 대다수는 '성공'과 '번영'을 하나님의 이름으로 축복하면서 지배담론의 충실한 하수임을 자임했다. 오늘날 사회적 비난과 우려의 수준을 넘어 조롱과 혐오의 대상으로 전락한 데는 이러한 전과도 한몫을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구 교수는 "식민지와 내전, 분단과 독재로 얼룩진 참혹한 세월을 지나오는 동안, 국민 전체가 똘똘 뭉쳐 '한강의 기적'을 이뤄냈지만 이 성공 서사가 전부는 아니다. 이면엔 평등과 자유와 평화가 짓밟힌 어두운 이야기도 있다"며, "이렇게 된 책임을 따질 때 한국교회도 예외는 아니다. 신학 토대를 제공한 한국교회의 성공 서사도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3·1 운동의 고귀한 정신은 이렇게 한국교회를 역사의 법정에 세운다"며, "구약성서의 출애굽 정신에 드러나고 신약성서의 하나님 나라 윤리에서 확증되는 임시헌장의 평등 자유 평화의 가치들은 한국교회가 앞으로도 계속해서 역사의 호명을 받을 때마다 준거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컨퍼런스는 이홍정 목사(NCCK 총무)의 '삼일운동, 건국 백년과 한국교회:아베 신조에게 고함' 기조강연, 서정민 교수(일본 메이지학원 대학)의 '삼일운동,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년의 구속사적 의의', 금주섭 박사(장신대)의 '삼일운동 백주년과 변혁적 영성', 정종훈 교수(연세대)의 '삼일운동에서 본 한국 분단극복과 생명평화 통일' 주제강연이 이어졌다.


최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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