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트롤타워의 부재
작성 : 2019년 04월 15일(월) 10:30 가+가-
컨트롤타워의 부재로 5년 전 우리는 세월호에서 304명의 아까운 생명을 잃고 뼈아픈 대가를 치러야 했다. 국가 차원의 트라우마와 우울을 겪었던 지난 5년 전의 사건은 대한민국에서 다시는 겪으면 안되는 일이라 하겠다.

반면, 지난 4일 강원도 고성과 속초 등지에서 난 산불에 대한 대응은 비교적 잘 되었다는 평가다. 화재 진압을 위해 전국에서 동원된 소방차가 900여 대 였고, 소방관 인력이 3천여 명이었는데 전국 각 지역 소방서에서 몇 대씩의 소방차가 차출되어 고성 지역으로 집결하고, 일사불란하게 진화작업을 펼칠 수 있었던 데에는 이 모든 과정을 조정하는 컨트롤타워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이재민들을 돕고, 피해 입은 곳을 재건하는 일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한국교회도 그 어느 곳보다 많은 관심을 가지고 도움의 손길을 보내오고 있다. 그러나 이 재해 속에서 한국교회 기독교 사회봉사(디아코니아) 영역의 컨트롤타워가 보이지 않아 걱정이다. 현재 현장에서는 지역 교회인 속초중앙교회가 어쩔 수 없이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교회 내 칠판에는 각종 피해 현황과 도달한, 혹은 앞으로 도달할 구호물자 및 자원봉사, 구호금의 내용이 빼곡하게 적혀있다. 목양에 전념하던 담임 강석훈 목사는 아무도 하는 이가 없기 때문에 피해자들의 손을 놓을 수 없어 이 일을 감당하고 있다.

이전 재난의 현장에서 한국교회는 양적으로 질적으로 그 어느 곳보다 인도적 차원의 효과적인 도움을 제공하곤 했다. 2008년 서해 기름유출사고 당시 전국의 자원봉사자가 123만여 명 중 한국교회 자원봉사자들이 80만여 명에 이를 정도였다. 재난 앞에서 한국교회는 교단의 다름, 보수와 진보를 넘어 하나가 되었고, 한국교회봉사단은 이 모든 과정을 잘 조율하면서 명실공히 한국교회 디아코니아의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잘 감당해냈다. 이후에도 아이티 지진과 동일본 지진 및 쓰나미 발생시 한국교회봉사단을 중심으로 한국교회 라운드테이블을 만들어 원조가 겹치지 않고 효과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많은 역할을 감당했었다. 이러한 일들은 한국교회의 대사회 이미지 하락의 기조 속에서도 한국교회가 섬김을 통해 사회의 희망의 등대 역할을 감당하게 했다.

그러나 이번 강원도 산불 재해구호 현장에서는 과거 한국교회의 질서 잡힌 구호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다. 물론, 이번 재해가 과거와 똑같은 케이스가 아니고, 규모 면에서 이전과 같이 크지 않으며, 교단은 소속 교회를 위주로 구호를 진행하고 있어 구호가 겹칠 가능성이 별로 없으며, 향후 확인을 통해 라운드테이블을 구성할 필요가 있으면 할 예정이라고는 하지만 신속성과 체계성 면에서 아쉬움이 느껴지는 것은 비단 기자만의 생각일까?

이번 산불과 같은 재해는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기후온난화로 인한 자연의 경고나 인간의 실수 등으로 또 다른 재해는 우리에게 다시 닥칠 가능성이 높다. 이번, 혹은 다음에라도 한국교회의 디아코니아 컨트롤타워가 하루 속히 재건되기를 기대해본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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