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가이버 목사
[ 목양칼럼 ]
작성 : 2019년 04월 18일(목) 13:57 가+가-
카페 봉사담당인 여집사가 방문을 두드리며 나를 부른다. "맥가이버 목사님!" 나가보니 고장 난 전기난로를 들고 와 고쳐달라며 내려놓는다.

내 별명은 언제부터인가 맥가이버 목사다.

맥가이버(MacGyver)는 미국 ABC방송의 TV 시리즈물이다. 리처드 딘 앤더슨의 주연으로, ABC를 통해 1985년 9월 29일부터 1992년 4월 25일까지 방영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MBC에서 수입하여 1986년 11월 5일부터 1992년 8월 1일까지 방영되었고, 이후 케이블 텔레비전에서도 방영됐다. 비밀임무를 수행하는 피닉스 재단 소속 첩보원 맥가이버의 활약상을 그린 드라마이다. 폭발적인 인기에 의해 맥가이버라는 말은 고유명사로 '어디서든 무엇이든 척척 해냄' 혹은 '비폭력주의'라는 뜻으로 일반 명사화되었다. 맥가이버는 총이나 흉기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나는 교회를 개척했다. 개척 목회를 하다 보니 교회의 여러 잡무를 봐야 할 때가 종종 생긴다. 하수구가 막히는가 하면 문이 잘 여닫히지 않을 때도 있다. 언젠가는 수도관이 터져 교회당이 물바다를 이룬 때도 있었다. 큰 고장이나 대형 공사를 필요로 하는 경우는 외부 전문가에게 맡기지만 작은 고장은 스스로 해결해야 했다.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나는 고장 난 것을 고치는 일을 좋아했고 제법 잘 고쳤다. 그래서 이 별명이 붙은 것이다. 내게 무슨 특별한 재주가 있어 그런 것이 아니다.

경험에 의하면 고장 난 것을 고치는데 있어 제일 중요한 것은 문제의 원인을 찾는 것이다. 모든 고장에는 원인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원인을 찾는 것에 집중을 한다.

문제의 전기난로도 안쪽을 깊이 들여다보니 전원과 연결시키는 고리가 빠져 있는 데에 원인이 있었다. 빠진 고리를 제자리에 끼우고 다시는 빠지지 않도록 단단하게 조였다. 수리를 마치고 전원을 연결하니 제대로 작동이 되었다.

수리가 된 난로를 가지고 가면서 집사님이 말한다. "역시 맥가이버 목사님, 오늘도 또 한 건 하셨네요."

목회를 생각해 본다.

예수님은 천국복음을 전파하시며 모든 병과 모든 약한 것을 고치셨다.(마9:35) 예수님의 사역 중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고치시는 것이 아니셨던가.

그렇다. 목회는 고치는 것이다. 연약한 자를 세심히 돌보아야 하겠다. 고장 난 물건만 잘 고치는 맥가이버 목사라면 수리점이나 해야 할 것이다.예수님처럼 성도들의 아픔까지도 만져 줄 수 있는 맥가이버 목사이고 싶다.

윤광재 목사/노원교회
많이 본 뉴스

뉴스

기획·특집

칼럼·제언

연재

우리교회
가정예배
지면보기

기사 목록

한국기독공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