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과 선교사역 가운데 아주 필요한 부동산 구입
[ 땅끝편지 ]
작성 : 2019년 04월 09일(화) 14:22 가+가-
탄자니아 김정호 선교사<8>

태권도장, 과 사택의 모습.

김정호 선교사가 운영하는 농장을 방문한 선교사 자녀들.


선교는 좋은 땅을 구입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우리나라에 온 선교사들도 처음에 구입한 땅들이 지금은 '노란자'가 되어서 어마어마한 값어치를 발휘하고 있다. 광주, 대구, 서울 등 선교사들이 구입한 땅이 지금은 문화재가 되거나 성지가 되고 병원 학교 등 우리의 삶에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필자가 우간다에 있었을 때 선임 선교사가 신학교의 땅 부지를 트럭 한 대 값으로 구입한 땅이 있다. 빅토리아 호수 옆의 땅이었는데 지금은 어떤 금액을 주고도 살 수 없는 땅이 되어 버렸다. 지금 그 땅 위에는 신학교 건물 기숙사, 선교사 사택, 학교 건물 등이 세워져 아주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지역에 따라서는 외국인이 농사를 짓거나 땅이 필요하다고 하면 정부에서 측량할 수 없을 만큼 넓은 땅을 무상으로 주기도 한다. 이와같이 어떤 땅들은 쉽게 구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땅을 얻은 후 몇 년간 사용하지 않을 경우 정부가 반환할 것을 요구하기도 한다.

4차 산업 혁명시대에 살아가는 현대의 선교 형태가 꼭 부동산에 얽매여 있을 필요는 없지만 여전히 땅은 선교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매개체이다.

대부분 선교사들은 처음에 정착했을 때는 가족이 살아가야 할 주택을 임대해야 한다. 임대비는 한국과 다르게 매달 주택비를 내야하는데 일 년 치를 한번에 지불해야 한다. 그래서 매년마다 목돈을 마련해 방값을 내는 것도 부담이 된다. 치안이 보장되어야 하고, 가격이 부담 없어야 하고, 사역하는 장소와 많이 멀지 않아야 하는 지정학적 조건이 맞아야 한다. 주택비까지 고려되어 후원을 받는 선교사라면 고민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생활비에서 주택비를 떼어 내 사용하는 선교사들은 매우 고민이 되는 부분이다. 그래서 선교사들은 "사택을 지으면 반 자립"이라는 말을 하곤 한다. 또한 "자녀 교육비가 안 들어가면 반 자립"이라고들 말한다. 필자의 경우는 자녀가 셋인데 둘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은 한국에서 국가 장학금을 받고 있어서 반 자립이라고 말할 수 있다.

어느 후원자가 지원을 해주거나 아니면 자신이 소유한 재산을 털어서 부동산을 구입하지 않으면 선교지에서는 부동산을 구입하기가 정말 어렵다. 때로는 특별한 경우에 부동산 구입비가 생기기도 한다.

필자의 경우에는 "먼저 그의 나라와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 집)을 더하시리라"는 말씀이 나의 삶에 이루어져 현실이 되는 특별한 은혜가 있었다. 우간다에서는 사택을 지으려고 건축비를 별도로 보내 주어서 그림같은 집을 지었고 탄자니아의 잔지바르에서는 아내의 모교회, 은퇴 목사님이 병상에서 우리를 생각하게 하셔서 생각지도 못한 태권도장 건축 부지와 태권도장 건축비, 사택 비용까지 후원해 주어서 지금 태권도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2층에서 가족들이 살고 있다.

한국교회의 재정이 감축되면서 선교후원비도 줄어 들고 있는 현실에서 할 수 있으면 자립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얘기들을 한다. 그래서 초기 때부터 계획했던 선교지에서 한국교회를 물질적으로 영적으로 도움을 주고 싶은 당찬 생각을 현실화하기 위해 농장 구입을 위해 기도했다. 6년 정도 땅 관리자와 협상을 하면서 계약금까지 지불했다. 사실 탄자니아의 모든 땅은 국가 소유다. 사회주의에서 민주주의 체제로 넘어 오면서 땅 소유는 개인이나 단체가 30년 60년 90년 임대 형식으로 소유권을 가진다. 다시 재소유가 가능하다. 그래서 '땅을 샀다'라고 하지 않고 '관리권을 가져왔다'라고 해야 맞다.

기독교인이라서 땅을 구입할 때 무슬림 주인들의 눈치를 살펴야 한다. 온 가족이 무슬림이고 모든 이웃이 무슬림인 동네에 모래 밭에서 태권도를 가르치면서 수 년 동안 밀고 당기기를 하다가 결국 올 2월에 변호사를 통해 땅 값의 반을 지불하고 나머지 비용은 완전히 등기 이전 후에 지불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농장 예정지는 인도양 서쪽에 위치한 시내에서 20킬로 떨어진 바닷가의 땅인데, 코코넛이 50그루 이상이 심겨져 있고 망고 나무, 카사바, 바나나등을 재배하는 모래가 적당히 있은 땅이다. 농장부지 땅이라서 농사를 짓고 있는 확실한 증거가 있어야 되기 때문에 농장 운영을 위해서 2주 전부터 우물을 파기 시작했다. 잔지바르에는 물이 많아서 어디든지 땅을 파면 석회석이 나오고 25미터 정도 파면 사용 할 수 있는 물이 나온다.

이 농장 구입의 시작은 자립을 위한 농장 구입 기도 제목을 들은 모 교회의 여 집사님이 자녀들의 보험을 깨면서 시작되었다. 농장은 그닥 크지 않지만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농장이 운영되어 현지의 이웃들과 태권도 수련생, 그리고 우리 가족의 먹거리까지, 나아가서, 한국교회를 도울 수 있는 기적의 농장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선교지역과 선교국가 형편에 따라서 땅을 구입해야 되느냐 하지 말아야 되느냐가 결정 되어야 하지만, 필자의 선교지에는 95%가 무슬림들이 살고 있고, 선교사 비자를 받을 수 없다. 이런 곳에서는 부동산 구입을 통하여 정착하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필자는 농장 구입을 계획하게 되었고 태권도장 건축을 하게 되었다.

은퇴 후에 필자의 사역이 어떻게 평가될 지 모르겠지만 부동산 구입과 건축이 하나님 나라가 잔지바르 땅에 충만하게 이루어 지는데 조금이라도 도구가 되고 통로가 되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한다. 오늘도 새벽부터 밤까지 큰 소리나는 확성기로 "알라는 위대하다"라고 방송하면서 기도하는 이들의 삶 가운데 년중 더위 속에 매일 모기장 속에서 말라리아와 대치하면서도 보이지 않는 작은 복음의 씨가 떨어지고 싹이 나서 많은 열매 맺는 큰 나무로 자라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김정호 목사 / 총회 파송 탄자니아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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