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예수를 만나자
[ 논설위원칼럼 ]
작성 : 2019년 03월 18일(월) 09:34 가+가-
사순절, 삶과 죽음이 교차한다. 2000년 전 예수는 이 세상에 죽으러 온 것일까, 살려고 온 것일까? 죽음이 삶이고, 삶이 죽음이다. 부활절이 다가오면 더욱 더 예수의 한 생애를 곱씹게 된다. 공생애를 시작하면서 예수는 광야에서 마귀의 세 가지 시험, 떡과 만용(성전에서 뛰어내림) 및 세상명예(천하만국과 그 영광)의 유혹을 이겨냈다. 하나님의 말씀(진리)과 순종과 경건한 겸손이 하나님의 길임을 오히려 마귀에게 가르치셨다.

열 두 제자를 직접 지명하시고, 우리 모두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자고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셨다. 간질병환자와 중풍병자를 비롯하여 수많은 병자를 고치시고, 귀신들린 자를 낫게 하셨다. 산상수훈을 통해 심령이 가난한 자가 천국을, 애통하는 자가 위로를, 온유한 자가 땅을, 의에 주린 자가 배부를 것임을, 긍휼한 자가 긍휼히 여김을, 마음이 청결한 자가 하나님을 볼 것임을, 화평한 자가 하나님의 아들임을, 의를 위해 박해 받은 자가 천국을 얻을 것임을 가르치셨다. 소금과 빛의 사명을 다할 것과 십계명을 지키는 것에서 나아가 탈리오의 법칙을 뛰어넘어 오른쪽 뺨을 때리는 자에게 왼쪽 뺨을 내밀 것과 미워하는 자마저 사랑할 것이며 이방인들에게도 문안할 것을 가르치셨다. 오른 손이 구제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할 것과 골방에서의 은밀한 기도를 당부하셨다. 남의 잘못을 용서해야 하나님으로부터 우리들도 용서받게 될 것이라고 가르치셨다. 거짓 선지자를 가까이 하지 말 것과 불법을 행하는 자를 도무지 알지 못한다고 외면하셨다. 폭풍우에 휘둘리는 갈릴리 호수를 잠잠케 하셨고, 죽은 나사로를 위해 눈물 흘리셨다.

그런데 유대 종교 지도자 바리새인과 사두개인은 앞장서서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았다. 그들은 외식하는 자들이었고, 진정으로 하나님을 믿지 않는 자들이었다. 종교지도자들이라면서 왜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는 악행에 앞장섰을까? 요즘 우리나라 기독교지도자들을 보면 영락없이 2천 년 전의 유대 종교 지도자 바리새인과 바리새인을 닮았다. 닮은 정도가 아니라 판박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할지도 모른다. 참된 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 수는 미미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옳고 그름에 대한 분별력이 없는 이들이 너무나 많다. 교회에서 열심히 찬송하고 성경 보며, 기도도 열심히 하는데도 도무지 세상 정의의 옳고 그름을 제대로 분별하지 못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물론 나도 그런 부류임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예수님의 위대함은 보여주심에 있다. 예수님은 모든 것을 다 보여 주셨다. 병든 자, 어린 아이와 과부 등 세상 약자를 어떻게 대해야 할 것인지 직접 보여주셨다. 예루살렘 성전을 어지럽히는 자들을 독사의 자식들이라 꾸짖으셨고, 자기를 잡으러 온 로마병정의 귀를 자른 시몬 베드로를 향해 칼로 흥한 자는 칼로 망할 것이라고 꾸짖으셨다. 십자가에 매달리신 마지막 순간에도 어머니 마리아를 제자들에게 부탁하시며 눈물 흘리셨고, 다 이루었다며 하나님께 순종하셨다. 예수님은 바로 그런 분이셨다. 서른 세 살의 예수는 그런 분이셨다. 젊은 목회자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장로나 담임목사 또는 위임목사는 예수보다 훨씬 나이가 많다. 하지만 나이를 헛먹었는지 선생 예수의 경륜과 가르침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당시의 바리새인들처럼 떼 지어 다니기 좋아하고, 세력을 형성하여 사람의 생각을 교계에서 관철시키려고 애쓴다. 헛된 행사에 집착하는 외식이 횡행할 뿐이다.

예수를 수많은 무리가 따랐던 것은 예수의 본보임에 감동하였기 때문이다. 젊은이들이 교회로 오지 않는다. 예수를 전혀 닮지 않은 종교지도자들, 오히려 세상 사람들보다 더 탐욕에 물들어 있는 바로 우리들 때문에 교회에 침을 뱉고 등을 돌리는 것은 아닌지 두려울 뿐이다. 주님이 십자가에 매달려 울고 있는 모습이 내 눈에는 너무 선명하다. 제발 우리 모두 예수를 닮자. 부활절 사순절에 예수님을 만나야 하지 않겠는가?

오시영 장로/숭실대 법과대학 교수·상도중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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