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려고 하는 마음의 자세
강건상 목사3
작성 : 2019년 03월 22일(금) 16:44 가+가-
전에 필자가 섬기던 교회에서 함께 사역하던 교육전도사가 조언을 구한 적이 있다. 다른 교회 전임전도사로 나가기 위해 준비한 자신의 지원서 내용을 살펴봐 달라는 것이었다. 그가 작성한 자기소개서에는 청빙시 그 교회에서 펼치고 싶은 원대한 꿈와 비전 등이 설교조의 표현으로 장황하게 담겨 있었다. 한마디로 자신에게 교회를 부흥시킬 재능과 자격이 있음을 호소하는 내용이었다.

글을 읽고 나서 필자는 내심 잘 썼다고 생각하고 있을 그 전도사에게 다소 실망스러운 평가를 전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그 교회 담임목사님이 어떤 사람을 선호할지에 대해 이렇게 조언했다.

"만일 누군가 자기소개서만 보고 사람을 뽑는다면, 아마도 결과를 알 수 없는 미래의 포부보다 현재 사역지에서 무엇을 배우며 깨닫고 있는지에 더 관심을 가질 것 같아요. 그런 자세가 더 겸손해 보이기도 하구요." 그러며 늘 주지시켜 온 이야기를 다시 한번 꺼냈다. "부교역자는 담임목사님의 비전과 목회에 협조하는 사람이지, 자신의 비전을 펼치는 사람이 아닙니다. 어디를 가든지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하며, 열심히 배우려는 자세로 담임목사의 사역을 도와야 할 것입니다."

수정한 자기소개서 덕분인지 얼마 후 그 전도사님은 지원한 교회에 전임전도사로 가게 됐다. 담임목사의 입장에서 볼 때 자신의 능력이 충분하다고 확신하며 이제는 배움보다 실천해야 할 때라고 여기는 사람보다는 주어진 역할을 기억하고 무엇이든 배우려는 부교역자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런 배우려고 하는 마음이 비단 부교역자에게만 요구되겠는가? 바울의 목회서신이 말하는 '감독의 자격'은 가르치는 능력보다 오히려 배우려는 겸손한 자세에 무게를 둔다(딤전 3:2,딤후 2:24). '가르치기를 잘하며'로 번역된 헬라어 '디닥티코스'는 'able to teach'를 뜻하지 않고 'teachable mind'를 의미한다. 즉, 늘 배우려고 하는 자세야말로 목회자로서 반드시 갖춰야 할 덕목이라는 것이다.

부교역자로 섬길 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시간이 지나 담임목사가 되니 비로서 알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정작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을 당시엔 배우려 하지 않았음을 깨닫게 되면 안타까움이 밀려온다. 담임으로 섬기고 있는 지금도 놓치고 있는 무한한 사역의 지혜들이 있으리라 확신하며, 오늘도 열심히 배우겠다고 다짐해 본다. 오늘 점심은 선배 목사님과 함께 해야겠다.

강건상 목사 / 세인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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