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50클럽 가입과 초근목피(草根木皮)
[ 4인4색 ]
작성 : 2019년 03월 13일(수) 09:47 가+가-
박건영 장로3
한국은행이 지난 5일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GNI)이 3만1349달러를 기록해 드디어 선진국 기준을 넘어섰다. 이로써 한국은 미국, 독일, 영국, 일본, 프랑스, 이탈리아에 이어 인구 5000만 명 이상이면서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 이상인 3050클럽의 7번째 국가가 됐다. 6.25전쟁 직후 한국의 GNP가 67달러로, 최빈국에서 출발해 불과 70여 년만에 선진국에 진입했으니, 세상은 기적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으나, 믿는 이들에게는 하나님의 크신 축복이라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1975년에 설립된 선진 7개국을 지칭하는 'G7'에 캐나다를 밀어내고 한국이 들어가도 될 것 같아, 왠지 어깨가 으쓱하고 자부심이 차오른다.

초근목피(草根木皮)는 과거 풀뿌리와 나무껍질이라도 먹어야 연명하던 시절의 용어이다. 올해 인천노회의 자립대상교회 어떤 목사님이 응급실에서 긴급한 치료를 받게 됐는데, 그 이유가 참으로 충격적이다. 쌀이 부족해 쑥과 함께 죽을 쑤어 먹었는데, 그 풀들 중에 하필 독초가 섞여 있어서 온몸이 퉁퉁부어 응급실로 이송됐다는 것이다. 3050클럽 선진국에서, 예수님을 믿는 개신교 인구 1000만 명인 이 나라에 초근목피 목회자가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그동안 이 교회를 도왔던 장로님의 손길을 통해 긴급하게 치료비를 후원해 위급한 상황을 잘 넘겼고, 이를 계기로 시찰회 모임에서 자립대상교회들을 돕는 방안이 논의됐다. 그동안 시찰회 내에 어려운 교회가 있는 것은 알았으나, 끼니를 거를 정도로 쌀이 부족한 교회가 있다는 것은 참으로 충격이었다. 주안교회(주승중 목사 시무), 가좌제일교회(김명서 목사 시무), 초원교회(김성한 목사 시무) 등 여러 교회가 지속적인 후원을 약속하였고, 노회에서도 자립대상교회 후원예산 편성을 추진하고 있다. 사실 전국의 많은 목회자들이 교회 재정으로 생활이 안 돼, 부인이 일을 하고, 본인도 일당을 벌어 생계를 이어나가고 있다.

최근 나온 '이웃의 신호 30초'라는 공익광고는 우리 이웃들이 '외로움을 알리는 신호' 그리고 '도움을 바라는 신호'를 보내는데 '우리가 이런 신호들을 외면하면 이 신호는 꺼질지도 모른다'는 내용이다. 그들의 간절한 신호는 그 생명이 유지되는 동안만 보낼 수 있다. 이번 일은 교회가 해야할 중요한 사역을 일깨웠기에, 필자는 예수님이 보내신 신호라고 믿는다.

3050클럽에 가입된 나라에서 살고있는 우리는 정말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 것일까? 지난 7일 한국장로교육원 입학식에서 영락교회 김운성 목사님은 이런 질문을 했다. "조선시대 왕으로 살고 싶은 가? 아니면 현대의 보통사람으로 살고 싶은가?" 아무리 왕이 좋다고 해도 현대 문명이 주는 풍요로움과 즐거움에 비길 바가 못 된다. 그럼에도 끊임없는 욕심과 탐심으로 인해, 자족하지 못해 우리의 마음이 분주하고 분요한 것은 아닌지?

이웃이 보내는, 엄밀히 말하자면 주님이 보내시는 성령의 민감한 신호를 잘 깨달아, 그들의 영적 필요를 채워주는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이 되기를 기원한다.

박건영 장로 / 주안교회
많이 본 뉴스

뉴스

기획·특집

칼럼·제언

연재

우리교회
가정예배
지면보기

기사 목록

한국기독공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