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청년부 조직한 시골 교회
전서노회 변산교회
작성 : 2019년 02월 28일(목) 10:56 가+가-
【 부안=최샘찬 기자】 시골교회에는 청년들이 없다. 교회학교 학생들이 성인이 되면 일자리를 찾아 서울을 비롯한 주변 도시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교회의 연령층은 높아진다. 고령화된 교회에서 소수의 아동부는 볼 수 있어도 청년부를 보기는 어렵다. 소수에 불과하지만 이 아동들을 한 명 한 명 정성과 사랑으로 양육해 청년부로 정착시킬 수는 없을까?

이런 꿈 같은 일이 일어났다. 전북 부안군 변산면에 위치한 전서노회 변산교회(최기훈 목사 시무)에는 10여 년 만에 청년부가 조직됐다. 청년들은 변산교회에서 어린 시절부터 자란 이른바 '변산교회 키즈'라고 불린다.

변산교회 키즈들은 주일이 되면 서울과 대전 등에서 교회로 내려온다. 예수님을 만나고 신앙이 자랐던 변산교회에서 지금은 교회학교 교사 등으로 섬긴다. 부교역자를 두기 힘든 시골교회에서 전심으로 섬기는 청년은 큰 힘이 된다. 특히 고령화된 교회에서 이러한 젊은 청년들은 에너지를 뿜어낸다.

변산교회는 올해 설립 111주년을 맞았다. 현재 담임목사로 시무하는 최기훈 목사는 2007년에 부임했다. 당시 아동부 학생들만 몇 명 있었고 청년부는 물론 중고등부도 없었다. 최 목사가 아동부에 집중적으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아이들과 영화를 보고 야유회를 갔으며 함께 운동도 하고 전주나 군산으로 나가 축구 농구 경기도 보러 다녔다.

그렇게 2년 후 초등학생 5, 6학년이었던 학생들이 중학생이 되고, 2009년부터 중고등부 예배가 시작됐다. 시골교회 취약점이 교육 부재라고 판단한 최 목사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아이들과 최대한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노력했다. 삼촌 아버지 정도의 나이인 최 목사에게 학생들은 속상한 일이 있으면 먼저 와서 묻기 시작했다. 대학 진학과 연애 등 개인적인 문제도 최 목사 앞에 내놓았다. 그렇게 10년, 처음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들이 자라서 청년부가 조직됐다.

최기훈 목사는 "정말 중요한 것은 관계와 관심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목사님이 정말 아끼고 사랑하신다'고 느껴야 따라오게 된다"며, "어떠한 교재를 가지고 성경 공부를 하고, 몇 시간 앉아서 찬양을 부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은 많이 먹여주고 함께 보내는 시간이 정말 중요하다. 아이들이 잘 자라줘서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최 목사가 학생들에겐 친근한 삼촌과 같은 역할을 한다면 어르신들에겐 아들 역할을 한다. 변산교회는 교인 중 70세 이상이 전체 교인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고령화돼 있다. 최 목사는 어르신들을 위한 상담 심방을 진행하고 있다. 부인과 함께 교인을 찾아가 삶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하나님과 관련된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삶 속의 아픔과 그리움 고통이 있다면 무엇이든지 귀 기울여 듣는다. 한 집에 2~3시간씩 상담을 하고, 다음날 다시 오겠다고 하고 돌아가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시골교회는 노인 목회"라고 강조한 최 목사는 "젊은 시절 교회에 역동성이 없어 좌절한 적이 있었는데 하나님께서 '노인들을 왜 외면하냐'는 채찍 같은 메시지를 주셨고 재소명으로 삼게 됐다"며, "그때부터 목회의 중심을 프로그램의 역동성에 두지 않기 시작했다. 하나님 나라가 성도들의 신앙과 목회의 핵심이라고 여기며 이들을 마지막으로 하나님께 인수하는 것을 나의 할 일이라고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변산교회는 8년째 겨울마다 지역사회를 돕고 있다. 성탄절의 기쁨을 나누기 위해 독거노인 저소득층 등에게 쌀 100포대 혹은 겨울 내의나 이불 100 벌 등을 지역사회에 기부하고 있다. 최 목사는 "시골분들이 기름값이 비싸 난방을 안하는 것을 봤다. 평소 심방을 가면 너무 차가운 곳에서 전기장판 하나 두고 할머니들이 사시는 것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며, "전자파 를 차단할 수 있는 이불도 선물해 드리고, 해마다 가장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가 살펴보면서 종류를 바꿔가며 돕고 있다"고 말했다.



# 변산교회 최기훈 목사 인터뷰


"대중매체가 발달해 교회의 안 좋은 소문이 너무나 빠르게 퍼집니다. 세상 속에서 교회의 선한 이미지를 회복하고, 주님의 좋은 소문을 내는 교회가 되어 봅시다."

변산교회 최기훈 목사와 성도들은 지역 사회에 교회의 좋은 소문을 내기 위한 목표를 갖고 있다. 요즘 교회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부각되자 변산교회가 근접한 마을만이라도 교회의 이미지를 회복시켜보자는 의도에서다.

교회의 이미지와 관련해 최 목사는 "변산교회도 20여년 전 교회가 분리된 아픔이 있었고 현재 마을에 거주하는 70~80대 분들은 모두 기억하고 있다"며, "성도들은 그때의 교회 이미지 때문에복음화율이 낮다고 여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 목사는 "큰 교회 하나가 잘못함으로 인해 발버둥 치는 수백 수천의 교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그때 시골교회 목사들은 좌절하고 실망한다"며, "큰 교회가 시골교회를 물질로 도울 수도 있지만 이것보다 큰 교회가 한국교회 전체의 좋은 이미지만 세워나가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 목사는 "교회 이미지 회복을 위해 성도들이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있는 자리에서 화려하진 않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최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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