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세대에게 전력 투자하는 교회
[ 우리교회 ]
작성 : 2019년 01월 10일(목) 17:44 가+가-
전북노회 전주강림교회

전주강림교회 중고등부 미국 비전트립

【 전주=최샘찬 기자】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집을 구입해 청년들을 매년 어학연수를 보낸다. 다음세대를 키우는 동시에 어르신들이 젊은 시절부터 예배드리던 자리를 지켜주기 위해 다가오는 초고령사회도 준비한다. 제직회는 6년마다 위임 목사의 재신임 여부를 투표로 결정하고 장로는 시무 10년 단임제다. 이처럼 교회는 권위적이지 않고 민주적인 분위기가 자연스레 형성돼 있다. 교육하고 섬기고 심는 교회가 목표인 전북노회 전주강림교회(양인석 목사 시무) 이야기다.

무엇보다 전주강림교회는 해외에 선교사를 파송하는 선교 사역보다는 다음세대에게 집중 투자하고 있다. 이 기조 아래 가장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는 프로그램은 청년들의 미국 어학연수와 중고등부의 미국 비전트립이다.

어학연수 열풍이 불던 2000년대 초, 학생들이 미국에서 언어와 문화를 배울 수 있도록 교회가 발벗고 나섰다. 2003년부터 매년 2명의 청년들에게 하숙비를 지원하며 미국으로 보내던 교회는 2008년 LA에 장학숙 건물을 매입해 원하는 청년들이라면 누구나 갈 수 있도록 오픈했다. 청년들은 식비와 학원비만 준비해 미국으로 떠났고 한 해 최대 12명이 가기도 했다. 교회 종합선교관을 짓기 위해 2017년 6월 건물을 매각했지만 지금까지 종합선교관을 짓기 보다는 오히려 청년들의 어학연수를 계속 지원할 정도로 청년들에 대한 관심이 많다.

중고등부 학생들도 매년 12명씩 선발해 15일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비전트립을 실시한다. 담임목사가 직접 이끄는 제4기 비전트립은 오는 14일에 출발한다. 이외에도 다음세대를 위한 장학재단이나 진로를 상담해주는 크리스찬 진학연구소 등을 보면 다음세대를 다방면으로 지원하려는 전주강림교회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전주강림교회는 1997년 파란하늘어린이집, 2005년 강림새날지역아동센터 등을 개원하며 어린이에 대한 관심도 꾸준히 이어왔다.

다음세대에 투자하는 것과 관련해 양인석 목사는 "누군가는 교회가 이렇게 지원하면 청년들이 서울 좋은 곳에 취직해 다른 교회에 십일조를 낸다고 불평하기도 한다"면서 "하지만 교회가 아이들의 신앙 뿐 아니라 인생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투자한다면, 아이들은 어느 자리에서든 교회에서 받은 혜택을 가슴에 품고 신앙생활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 목사는 한국교회의 다음세대에 대해서도 "한국교회가 숫자가 줄어드는 것만을 너무 걱정하지 말고, 작지만 건강하고 교회다운 모습을 지향해야 한다"며, "한국교회가 다음세대를 보며 실망도 하고 속도 상하겠지만, 언젠가 아이들이 이 세상이 전부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나라가 있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주강림교회 정책당회 모습.
한편 전주강림교회는 독특한 행정 제도를 갖고 있다. 담임목사의 정년은 65세이며 제직회가 6년마다 위임목사의 재신임 여부를 결정한다. 제직회의 50% 이상 찬성을 받지 못하면 사임해야 한다. 또 장로는 연임 없이 10년만 시무할 수 있으며 이후 봉사 장로로 섬긴다. 2001년 부임한 양 목사는 2007년과 2013년 두 번의 재신임 투표를 거쳤다. 2013년엔 91.4%가 찬성했다. 올해에도 재신임 투표를 진행한다.

위임목사 제도가 이미 유명무실해졌다고 말한 양 목사는 "위임 받은 목사가 더 큰 교회로 가버리면서 기존교회에선 위임받았으니 못 나간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중 잣대"라며, "장기적으로 위임목사 제도가 폐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인들이 담임목사가 나가길 원하는 상황에서 위임목사라고 버티는 것이 목회 철학에 맞지 않아 재신임 제도를 마련했다"고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양 목사는 "교인과 담임목사 사이의 신의 관계 속에서 교회가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전처럼 권위의식으로 하는 목회는 시대에 뒤처졌으며 한국교회가 민주화되어야 한국 사회에 어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후, "하지만 이러한 제도는 전주강림교회에 적합한 제도다. 다른 교회에 적용하기엔 무리가 따를 수 있으므로 모든 교회에 권장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담임목사 정년이 65세이니 양 목사가 올해 재신임을 받는다면 임기는 2025년까지다. 기자가 남은 목회 계획을 묻자 양 목사는 노인 복지에 대해 말했다. "앞으로 어르신들이 걸을 수 없어 자신이 다니던 교회를 떠나야만 하는 때가 온다. 양로원에 들어가시기 전까지 하나님을 만나고 기도한 곳에서 끝까지 예배드릴 수 있도록 노인 복지를 책임지고 싶다.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는 교회에 마련돼 있으니 교회 주변에 노인 아파트를 건축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현재는 겨우 부지만 마련했지만 이후는 다음세대에게 맡기고자 한다."

2001년 양인석 목사가 담임으로 취임하며 교인들에게 한 약속이 있다. "위대한 목사나 비범하고 대단한 목사가 되지 못하더라도 교인들과 말이 통하는 목사가 되겠다." 양 목사와 전주강림교회 성도들은 교인 수가 많거나 건물이 큰 대단한 교회를 지향하지 않고, 누구나 의견을 개진하고 소통할 수 있는 민주적인 건강한 교회를 지향하고 있다.



양인석 목사
# 전주강림교회 양인석 목사 인터뷰

"한국교회 개혁을 위해선 '주머니' 개혁이 먼저 필요합니다. 개신교의 문제점은 부익부 빈익빈입니다. 대형교회는 배가운동 전도운동 등을 그만하고 성숙을 위해 힘써야 합니다. 규모가 작은 교회들이 성장운동 총동원주일 등을 해야 합니다. 선교하는 교회가 좋다고 하는데 선교는 '내 교회 부흥시키자'는 의미만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양인석 목사는 한국교회 개혁을 위해 재정적인 문제와 교회 간의 양극화를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300명 이상 교회는 더 이상 성장을 위해 노력하지 말고 300명을 어떻게 예수님의 제자로 만들어 삶을 변화시킬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하고 3000명 이상 교회는 나눌 생각을 해야 한다"며, "대형교회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지향점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개신교가 재정적인 주머니 개혁 없이 빈익빈 부익부를 정리하려는 지향점을 갖지 않으면 계속해서 사회의 조롱거리와 비난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함께 더불어 살아가자고 항상 말하고 하는데, 큰 교회와 작은 교회가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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