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욕망 추구 사회에서 새 공동체 추구
[ 특집 ]
작성 : 2018년 12월 31일(월) 10:57 가+가-
사회 변화와 한국교회의 과제(1월 특집)
①사회의 변화 속 교회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2019년 새로운 신앙의 경주를 위하여

연말이 되면 한해를 평가하고 새해를 전망하는 방송사 프로그램과 서적들에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똑같은 시공간을 경험했지만 모두가 같은 평가를 내리는 것은 아니고 동일한 미래를 꿈꾸지도 않는다.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으로 평가하고 전망한다. 세상이 혼란할수록 사람들은 다가올 미래를 알고 싶어 하지만, 그것을 정확히 알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기독교 신앙은 현재적이다. 오늘 주어진 삶을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특히 개신교 영성의 중대한 선교적 사명이다. 기독교신앙의 본령은 이미 베풀어주신 은총에 기대어, '이미' 와 있는 하나님 나라와 '아직' 오지 않은 하나님나라 사이에서 오늘을 살아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미래전망서 따위는 그리스도인에게 전혀 소용없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기독교 신앙은 성경과 신학의 토대 위에서 다양한 참고자료와 자원을 분석, 해석하여 우리의 이웃들과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한 노력에 힘을 기울여야 할 책임을 고백한다. 요즘처럼 계시의 빛이 흐릿할 때, 이성의 빛으로 세상을 읽어내는 일도 자못 중요하다.

2019년에 대한 전망은 대체로 2018년의 흐름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특히 소위 '트렌드' 전망을 통해 소비마케팅전략의 수립을 위한 분석들은 몇 해 전부터 비슷한 흐름을 일관되게 짚고 있다.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단어가 된 것들 중, '1인 가족' 혹은 '1인 체제' 그리고 그에 따른 삶의 패턴으로 나타나는 '소확행', '워라벨', '각자도생', '정시퇴근', '유튜브홀릭' 등이 내년의 중요한 키워드로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서울대 김난도 교수의 '소비트렌드분석팀'의 전망은 소비자들이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여 자기만의 '콘셉트'를 찾으며, '나만의 공간', '나만의 규칙'을 갈망하게 될 것이고, '워라벨'을 넘어 '워커벨(Work-Consumer Balance)'을 추구하게 된다고 보았다. 역시 가장 중요한 흐름은, 개인화에 따른 새로운 소비환경과 생존환경이 구축된다는 것이다.

이런 새로운 흐름에 익숙하거나 적응하는 세대와는 달리 기성세대는 기존방식으로 기득권을 유지하려 하면서 발생하는 '신·구세대의 긴장'과 또 '페미니즘'을 논쟁을 둘러싼 '남혐 vs 여혐' 긴장이 1인화된 사회적 공간들을 더욱 더 협소하게 재편할 가능성이 크다. 경제적 여유가 없으니, 자신만의 컨셉과 트렌드를 추구하게 되고, 그러니 생존과 갈등의 공간이 더욱 첨예하게 조성되어 사회적 긴장감의 깊이가 내면화되는 과정을 겪게 될 것이다. 여기에 더해 '90년대생'의 자기 정체성 주장과 직장, 조직 내의 갑질과 '꼰대'에 대한 비판이 더욱 강력하게 전개될 것이다. 그들은 조직을 위해 참거나 견디기보다는 아예 이탈하거나 혹은 포기한다.

이런 소비마케팅 트렌드 분석이 일상을 지배하는 소비자들의 문화적 내면을 살폈다면, 동시에 2019년의 세계를 전망하는 정치경제학적 외면도 함께 살펴야 보다 객관적인 전망이 가능하다. 세계적인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는 저서 '미래의 단서'에서 지금이 세기적 메가트렌드의 결정적 시기이며, 그것은 서구와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가 아시아와 중국 중심으로 재편되는 힘의 이동으로 나타날 것으로 본다. 이런 전망의 연장선상에서 볼 때, 지구적으로 2019년에 가장 결정적인 변화는 당연히 '한반도 평화체제 프로세스와 동북아 정세변화'가 될 것이다. 이 정치적 변화는 그 지정학적 의미가 워낙 강력해서 2019년 우리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사안이다. 경제적으로 본다면, 미국경제가 계속 순항하리라 보는 전문가들은 별로 없다는 점에서 세계경제의 앞날은 밝지 않다. 특히 한국경제는 새로운 활로를 찾지 못한다면 고령화, 인구절감, 청년실업 등의 난제로 인해 2018년보다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 강하다.

이제 2019년에 한국교회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그리스도인의 신앙의 경주는 어디를 보고 달려야 하나? 사람들의 돈과 욕망을 흔드는 소비마케팅 전망만 따라갈 수는 없다. 이런 전망들이 흐름을 잡아낼 수는 있어도, 2019년의 세상을 더 좋은 세상이 되도록 책임질 수는 없다. 그런 책임은 '사회적 접착제(social cohesiveness)'로서 존재하는 종교계나 시민단체와 같은 이타적 영역의 공동체들이 감당해야 할 부분이다.

2019년 한국교회의 두 가지 흐름은 명확하게 드러날 것이다. 복음의 정체성을 수호해야 한다는 주장과 복음의 새로운 해석이 필요하다는 토론이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전개될 것이다. 기존의 질서를 지키려는 이들과 새로운 질서를 만들려는 이들의 갈등과 긴장도 깊어질 것이다. 분명한 것은, '1인 체제'의 사회적 변화와 탈이념적인 정치경제학적 변화에 따라 교회가 적응해야 할 환경도 엄청나게 달라지기 때문에 이에 대응하는 교회론, 선교론의 중대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2019년에는 교단, 총회, 노회 등의 기존질서와는 별개의 새로운 대안세력들이 자신들만의 세력과 연대를 강화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이에 대응하는 다양한 노력들이 전개되지 않는다면, 기존질서의 급격한 와해는 피할 수 없을 것이다.

2019년 신앙의 경주가 또 시작되었다. 교회는 머물지 않고 끊임없이 "그리스도 예수께 잡힌 바 된 그것을 잡으려고(빌 3:12)" 달리는 공동체이다. 하나님이 지시할 땅으로 가는 여정을 피하지 않고 새로운 소명을 찾아가는 선교적 공동체이다. 혼자, 각자, 저마다, 나만의 세상을 만들려고 욕망하고 경쟁할 것으로 보이는 2019년 한국사회에서 새로운 공동체의 면모로 하나님나라를 증언하는 대안적 공동체가 될 수 있을까? 한반도에서 행하실 하나님의 새로운 일들에 우리는 책임적으로 응답할 수 있을까? 2019년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들이다.

성석환 교수(장신대, 기독교와 문화)


[1월 특집] 사회 변화와 한국교회의 과제
1. 사회의 변화 속 교회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개인욕망 추구 사회에서 새 공동체 추구 2018.12.31.
2. 교회도 카멜레존 시대가 시작됐다 소비적 공간을 사귐의 공간으로 2019.01.08.
3. 감정대리인이 필요한 시대, 교회는 사람들에게 무엇을 줄 수 있나? 모험과 안전이 입 맞추는 공동체 2019.01.14.
4. 밀레니얼 가족, 가정의 변화와 교회의 대응 "교회, 가정의 신앙양육 기능 도와야" 2019.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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