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돌보는 신림신양교회
그룹홈 '늘푸른청소년미래' 통해 탈북 청소년 섬겨
작성 : 2018년 11월 08일(목) 18:10 가+가-

차정규 목사와 기영희 복지사.

워크숍시간을 갖고 있는 늘푸른청소년미래 그룹홈 아이들과 복지사들.
복지사의 안내를 받아 서울 관악구의 한적한 주택가로 들어섰다. 어떤 기관이라는 표식도 없는 대문을 지나 들어간 집은 1층과 2층 공간으로 나눠진 소박한 가정집이다. 그러나 이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조금 색다르다. 엄마와 아빠 대신 '큰엄마, 이모, 삼촌'과 함께 살고 있는 청소년들. 이곳은 신림신양교회가 운영하는 탈북민 자녀들을 위한 그룹홈이다.

사단법인 '늘푸른청소년미래' 그룹홈에는 현재 초, 중, 고등학교 남학생 5명이 복지사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평북노회 신림신양교회(차정규 목사 시무)는 언론에서 '꽃제비'라 불리는 북한 고아 문제를 보도하던 2010년을 전후해 북한 청소년들의 복지를 지원하자는 뜻을 품었다. 교회는 2012년 '늘푸른청소년미래' 법인을 설립하고 국내의 북한 출신 아동과 청소년들을 지원했다. 그룹홈 총괄을 맡고 있는 기영희 복지사는 "탈북 여성들이 건강이 좋지 않거나, 긴 노동시간으로 인해 자녀에게 제대로된 돌봄을 제공하기 어려운 이유로 자녀를 입소시키고 있다"며, 이들이 처한 현실을 설명했다. 중국으로 탈북한 여성 중 많은 수가 강제북송을 당할 수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 인신매매단에게 붙잡히거나 불가피한 결혼을 선택하게 된다. 탈북여성의 자녀 또한 호적등록증이 없어 언제든 발각될 시 북송될 수밖에 없는 처지이다. 이에 탈북여성들은 자녀를 중국에 남겨두고 홀로 한국행을 선택하게 된다. 이후 한국생활에 정착한 탈북여성들은 자녀를 한국으로 데려오게 되는데, 이때 아이들은 언어장벽, 문화차이, 정체성 혼란, 불안장애로 인해 일상생활에 적응하기 무척 힘들어한다고 한다.

늘푸른청소년미래 그룹홈은 일반 가정에서와 같이 복지사들이 아이들과 함께 24시간 생활하며 돌봄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심리 정서적 발달과 새로운 환경에서의 적응을 돕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대부분 일반학교에 다니고 있지만, 적응이 어려운 아이들의 경우 아이들 특성을 고려해 대안학교로 등교시키고 있다.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생활을 해온 아이들은 발달이 지연된 부분이 있기 마련이다. 늘푸른청소년미래 그룹홈 복지사들은 각종 치료프로그램과 상담 등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힘쓴다. 기영희 복지사는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으로 몸부림쳐 온 엄마의 영향으로 아이들이 불안장애를 갖고 있다"며, "놀이치료, 음악치료, 미술치료, 행동치료, 상담치료, 운동치료, 멘토링 등을 꾸준히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아이들은 주중에는 그룹홈에서 생활하고, 주말에는 집으로 돌아가지만 중국어를 잘 못하는 엄마와 소통 문제로 힘들어하는 경우도 있어 중국어를 할 수 있는 선생님을 통한 소통 돕기, 양육자 상담도 병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장 보람을 느낄 때가 언제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룹홈 복지사는 "입소 당시 말수가 적고, 늘 불평 불만이 가득했던 아이가 그룹홈에서 생활하면서 조금씩 밝아지고 엄마와 잘 이야기할만큼 변화된 모습에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답했다.

만18세까지 머무를 수 있는 탈북청소년들을 위한 그룹홈 운영 외에도 신림신양교회는 분당 가나안교회와의 협력을 통해 탈북민 대학생 3명이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학사관도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도 중국에 체류중인 탈북여성들의 자녀를 돌보는 일에 물심양면 지원하는 등 북한 관련 사역을 3가지 진행 중이다.

이러한 탈북민 섬김을 실천하기까지 신림신양교회는 한 단계씩 준비과정을 밟아왔다. 2014년부터는 본격적으로 교회 전체 사역 방향을 북한사역으로 세우는 비전을 선포하고 통일을 준비하는 교회로 서 갔다. 교회는 평화 세미나, 평화 워크숍을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장로회신학대학교와 영락교회에서 진행하는 북한 관련 통일 사역자 훈련에 참여하도록 독려하는 등 평화, 통일, 북한 문제에 관심을 기울였다. 이를 토대로 교회 안에는 중직자들을 중심으로 한 비전성취위원회가 조직되어 분기별로 모여 북한 관련 현안들을 나누며 사역에 힘쓰고 있다. 신림신양교회는 기독교 NGO단체와 MOU를 맺고 북한 주민의 탈북을 돕는 일도 지원하고 있다.

교회 옆 부지에는 교육관이 신축중이다. 교육관은 궁극적으로 통일시대를 대비한 어린이 양육 전진기지로 사용될 예정이다. 신림신양교회는 북한 사역과 관련해 진행표를 갖고 있을 정도로 구체적인 목표들을 세워놓고 있다. 차정규 목사는 "언젠가 통일이 되면 북한에도 어린이 양육센터를 짓는 것이 목표"라며, "가깝고도 먼 북한이 마지막 남은 선교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교회가 북한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교회가 역사와 민족의 과제와 무관하게 될 것"이라며 북한선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한국교회가 북한에 교회를 짓겠다는 생각보다 인식의 전환을 먼저 이룰 것"을 강조하며, "교회는 교인들이 통일을 위해 마음을 모으는 일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구체적인 실천방법으로 교회가 최소한 1년에 1~2회 북한 관련 세미나를 진행할 것, 검증된 탈북민을 초청해 간증을 듣는 시간을 가질 것, 북한 선교를 위한 헌금을 할 것, 북한을 돕는 단체나 선교회와 협려할 것 , 평화에 대한 공부를 할 것을 추천했다. 이어서 "교회가 북한에 대한 비전을 품었다면 통일부의 통일교육원, 비폭력평화물결 홈페이지 등에서 많은 정보와 팁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주일이면 그룹홈 청소년들은 신림신양교회에서 예배를 드린다. 차정규 목사는 "탈북민 아이 한 명을 믿음으로 잘 양육해내면 평화의 시대에 일당백 역할을 해낼 것"이라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1974년 달동네 지역 빈민들과 함께하며 탁아소, 공부방 운영을 시작해, 1989년 어려운 이웃을 위한 밥집, 가출청소년돌봄 사역을 해온 신림신양교회는 현재 지역에서 외로운 어르신들을 위한 안나의집, 무료진료소 사역을 전개해왔다.

지역을 품고 땅끝인 북한을 품으며 탈북민 자녀 돌봄을 실천하는 신림신양교회가 한반도 평화를 이루는 데 한몫을 담당하길 기대해본다.


이경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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