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와 빛
[ 독자투고 ]
작성 : 2018년 10월 09일(화) 10:38 가+가-
"예수께서 또 말씀하여 이르시되 나는 세상의 빛이니 나를 따르는 자는 어둠에 다니지 아니하고 생명의 빛을 얻으리라"(요 8: 12 ), "나는 빛으로 세상에 왔나니 무릇 나를 믿는 자로 어둠에 거하지 않게 하려 함이로라"(요 12: 46).

성서의 이 말씀은 요한복음에 기록된 일곱 가지 자기 계시선언 가운데 하나로 예수께서 스스로를 빛이라고 선포하신 것이다. 2000여 년 전에는 예수께서 말씀하신 빛의 의미를 이해했을까? 창세기 1장 3절에서 하나님은 첫째 날에 혼돈과 흑암에서 빛을 창조하셨다. 빛은 히브리어로 '오르'인데, 게제니우스 '히브리어 사전'에서 빛은 다만 어둠을 밝게 비추는 또는 생명이라는 뜻으로 풀이되어 있으며, '신약 헬라어 사전'에서는 빛이 히브리어와 같은 의미를 갖는 '포스'로 마음과 영혼을 비추는 의미를 갖는 것으로 풀이되어 있다.

그렇다면 태초에 하나님과 함께 계신 예수께서 말씀하신 세상의 빛이라는 의미는 어떤 것인가? 현대인들은 과학이 일상생활이며, 과학으로 인정받은 것들을 믿는 과학 세상을 사는 사람들이다. 그런 점에서 기독교와 과학이 '빛'에 의하여 어떻게 서로 만날 수 있는지 생각해보자. 역사상 처음 빛에 대하여 실험과 측정을 시도했던 30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물리학자 뉴턴은 빛이 미세한 입자와 같은 성질을 띤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철학자 데카르트와 기독교 과학자 호이겐스는 빛은 파동의 성질을 가진다고 생각하였다. 그로부터 200년 후에 현대물리학이 시작되었는데, 영(Young)은 측정을 통하여 빛이 파동의 성질을 지니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물리학 분야에서 천재로 일컬어지는 아인슈타인은 광전효과라는 연구를 통하여 입자의 성질도 동시에 가진다고 하였다. 그 결과 오늘날 빛은 전자(기)파로써 장(field)의 공간과 시간 속에서 펼쳐지는 파장과 같은 성질을 지니고 있으며, 동시에 장의 에너지로써 입자와 같은 운동을 하므로 이중성 즉 파동과 입자의 성질을 동시에 가지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빛은 에너지로써 입자의 성질을 갖지만 질량이 없는 전자(기)파이므로 진공에서 빠르게 움직이면서(광속도) 진행되는 것으로 정의된다. 현대인들은 빛을 어둠을 밝게 비추는 가시광선,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는 마이크로파, 빨간색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긴 적외선과 보라색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짧은 자외선, 자외선보다 파장이 더 짧은 X선 등의 모든 영역의 전자(기)파로 이해한다. 또한 에너지로써 빛은 이세상의 물질(질량)과 생명에 관여하고 있다고 이해한다.

뉴턴은 시간과 공간은 변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에 따르면, 상대성 이론을 통하여 에너지가 질량이며, 질량은 곧 에너지로서 등가원리이다. 그리고 질량은 공간을 휘게 하고, 시간과 공간은 보는 입장에 따라서 상대적이며, 시간과 공간은 서로 상호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빛은 에너지인 동시에, 전자파로써 시공간에 초월적으로 절대속도를 갖으며, 빈 공간에서도 매질에서도 어디서나 진행할 수 있다.

빛을 매개로 한 기독교와 과학의 접점에 대한 사유를 정리해보자. 요한복음 1 장의 '예수는 말씀으로 선포되었다'는 말씀은 예수께서는 곧 하나님이시며, 말씀이 세상을 창조하셨다는 것이다. 예수는 사람으로 현현하셨다. 동시에 말씀의 에너지로 인하여 세상의 빛처럼 어디에서나 존재하시는 분이시다. 빛이 시공간에 절대 속도의 속성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예수는 이 세상의 물질과 생명에 관여하시고 초월적인 절대자의 속성을 가진 분이시다. 그러므로 예수께서 스스로를 "세상의 빛"이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이종용

한남대학교 교수(조직신학, 물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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