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선한 도구로 사용하기
[ 특집 ]
작성 : 2018년 07월 23일(월) 10:21 가+가-
스마트폰, 목회활용법4

신정 목사

수술실에 있는 의사의 손에 들린 칼은 사람을 살리는 도구이지만, 강도의 손에 들린 칼은 사람을 죽이는 흉기가 된다. 현대인의 손에 들린 스마트폰은 어떤 도구인가? 스마트폰 중독으로 야기되는 신체적, 정신적 문제들과 도박, 음란물 등 범죄의 도구로 사용되어지는 부정적 요소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미 스마트폰 없이 생활한다는 것은 몹시 불편하고 앞으로는 더욱 그렇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각 종 전자제품, 웨어러블 기기, 자동차와 인공지능 로봇 등과 스마트폰이 연결되는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미래에는 실생활에 더욱 깊이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제품 중심'에서 '체험 중심'으로

인공지능이 열어갈 미래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산업 패러다임이 제품 중심(명사)에서 체험 중심(동사)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한다. 제품의 명사적 기능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제품을 통해 어떤 동사적 경험을 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은 전화나 인터넷과 같이 어떠한 기능을 하는 제품에 머무르지 않고 체험하고, 경험하며, 함께 소통하는 동사형 세상의 중심에 있다. 스마트폰을 통해 사람들은 모든 것을 경험한다. 요리를 배우고, 맛있는 식당을 소개 받기도 하고, 맛 집을 찾아 여행을 하고, 그 여행의 감동을 스마트폰을 통해 다른 사람과 나눈다. 스마트폰은 경험 중심 삶에서 더욱 뗄 수 없는 도구가 될 것이다. 그러므로 부정적인 요소들만 걱정하며 스마트폰을 멀리하거나 차단하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며, 스마트폰을 어떻게 선한 도구로 사용할 수 있을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

목회에 유익한 스마트폰 사용을 위해서 최우선으로 갖춰야 할 것은 분별력이다. 수많은 앱들과 정보들 속에서 정말 필요하고 유익한 것을 선별해 내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최근 "크로아티아 축구팀 기도와 찬양"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SNS에 올라왔다. 축구선수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이 좁은 호텔방에 모여 찬양하는 영상이었다. 월드컵이 진행되는 동안 최고의 성적을 올리던 크로아티아의 선수들의 좋은 성적이 마치 기도와 찬양의 힘이었다는 듯 소개된 것이다. 그런데 그 영상은 팩트가 아니었다. 누가 왜 이런 가짜 정보나 뉴스를 만드는지 모르겠지만 이처럼 거짓 정보를 담은 영상이나 가짜 뉴스들이 SNS를 통해 교인들 사이에 퍼져 나간다. 기독교 관련 SNS 그룹이나 블로그, 단체 대화방에 공유되는 가짜 뉴스나 거짓 정보 뒤에는 으레 '아멘', '함께 기도하겠습니다'와 같은 댓글들이 달린다. 잘못된 정보가 신앙 공동체 안에서 함께 공유되고 SNS를 통해 퍼진다는 것이다.



거짓 정보 분별

신앙적인 내용인 것 같으면 사실이 아니어도 괜찮고, 기독교 신앙에 반하는 것 같으면 진실 여부와 상관없이 마녀 사냥하듯 비난이 쏟아진다. 편협하고 왜곡된 지극히 주관적인 신앙에 사로잡힌 이분법적 사고로 대 사회적인 문제들, WCC참여, 동성애, 이슬람 문제 등에 대한 왜곡된 거짓 뉴스와 정보가 퍼져나가고, 그런 거짓 정보에 기초한 악성 댓글들이 교회 공동체에 파고들어 한국 교회를 병들게 하고 있다. 잠언 6장에 여호와께서 미워하시는 것 몇 가지 "악한 계교를 꾀하는 마음과 빨리 악으로 달려가는 발과 거짓을 말하는 망령된 증인과 및 형제 사이를 이간하는 자"를 언급하셨다. 분별력 없이 악용되어지는 거짓 정보들이 SNS를 통해 퍼져나가는 것이야 말로 "빨리 악으로 달려가는 발"처럼 하나님께서 미워하시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잘못된 정보를 계속 접하다 보면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분별력을 잃고 왜곡된 사상에 물들거나 동조하게 된다. 거짓 정보에 중독되거나 분별력을 잃은 목회자는 교회와 한국 사회를 병들게 한다. 한국 교회가 한국 사회의 지성이요, 선각자 역할을 했던 때가 있다. 그러나 오늘날 교회는 사회를 향한 지도력을 잃어가고 있다. "기독교의 적은 목회자들의 무식이다"라는 비판의 소리가 들린다. 관습과 전통에만 머물러 있는 근본주의적 자세 때문에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성경을 연구하고 말씀을 깊이 묵상하는 시간을 가지지 못하고, 스마트폰을 통해 쉽게 접하는 정보들을 분별력 없이 사용하여 잘못된 설교 예화들이나 거짓 정보, 가짜 뉴스들이 강단에서 선포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감동적이고 은혜로운 내용이라고 팩트가 아닌 것을 강단에서 사용해서는 안 된다. 몇 번만 검색해서 살펴보면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데도 그런 수고조차 하지 않는다. 이런 우를 범하지 않도록 문제의식을 갖고 살피고, 다양한 사회적 이슈에 대해 담론의 장을 만들어 소통하고, 성경적이고 복음적인 해석을 세상에 선포해야 한다.



'팩트체크'

최근 한국 사회에 "팩트체크"라는 말이 많이 언급되는 이유도 스마트폰과 SNS를 통해 쉽게 접하고 빠른 속도로 확산되어지는 수많은 정보들의 홍수 속에 참과 거짓이 뒤섞여 있기 때문이다. 교회가 좋은 정보, 좋은 뉴스의 전달자가 되기 위해서는 바른 신앙관에 기초한 분별력을 갖춰야 한다. 건전한 신앙인이라면 성경과 예수님의 가르침을 근거로 사안을 잘 살펴야 하며, 분별력 있는 목회자라면 자신의 생각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도 귀 기울이고, 신중하게 진실을 찾으려는 수고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소통이 강조되는 시대에 소통의 도구인 스마트폰과 SNS가 하나님 나라를 위해 선한 도구로 쓰여 지기를 기대해본다.

신정 목사(광양대광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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